윤 대통령 "카르텔 타파" 이준석 "언론인들 방송하차…뜻대로 안되면 카르텔?"

조현호 기자 2024. 1. 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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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보니…한동훈 "국민의힘부터 변화, 비판 경청"
이준석 "마이크 뽑힌 빈자리 커"
이재명, 2선후퇴? "단단한 하나 되겠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신년사에서 또다시 이권 카르텔 혁파를 강조했다. 이에 이준석 전 대표는 많은 언론인들이 방송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하차했다면서 권력만을 노리는 카르텔이 자신들의 뜻대로 안되면 상대를 카르텔로 지목한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부터 변하고, 국민들의 비판에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단단한 하나가 되겠다”고 밝혀 자신에 대한 2선 후퇴 요구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신년사에서 “정부는 출범한 이후 일관되게 이권 카르텔, 정부 보조금 부정 사용, 특정 산업의 독과점 폐해 등 부정과 불법을 혁파해 왔다”며 “올해도 국민의 자유를 확대하고 후생을 증진함과 아울러,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며 “모든 국민이 공정한 기회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올 한 해 정부의 개혁 노력을 지켜봐 주시고,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난 2022년 12월부터 카르텔 또는 이권 카르텔을 혁파하겠다는 말을 23차례 연설 또는 각종 회의 모두발언 등에서 쏟아냈다. 지난한 해 동안 평균 한 달에 두차례 가까이 윤 대통령이 직접 카르텔 타파를 언급했다는 뜻이다. 이날 발언도 이 연장선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신년사에서 자신들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영상 갈무리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해 11월까지 가짜뉴스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요지의 언급도 연설과 발언에서 17차례 역설했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에서는 가짜뉴스 언급은 없었다.

다만 윤 대통령은 민생과 경제에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언급하며 자신이 부족했다고 시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돌아보면, 지난해는 무척 힘들고 어려운 1년이었습니다”며 “얼마나 힘드셨느냐. 민생 현장에서 국민 여러분을 뵙고, 고충을 직접 보고 들을 때마다,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민생을 보살피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늘 부족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향후 주택공급 확대, 킬러규제 혁파, 첨단 산업에 촘촘한 지원, 새해 일자리 외교 등에 힘을 쏟겠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원인으로 지적되는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확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국민의힘은,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미래를 위해 할 일을 하겠다”며 “국민의힘부터 변화하겠다. 무기력 속에 안주하거나, 계산하고 몸 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 비판을 경청하며, 즉시 반응하고 바꿔나가겠다”며 “동료시민과 함께 공동체를 지키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겠다. 모든 국민의 삶에 집중하고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카르텔 혁파론을 정면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신년하례회에서 “2023년 내내 우리에게 익숙해졌던 언론인들이 석연찮은 이유로 이름을 걸고 진행하던 방송에서 하차하고 그들의 천직을 떠났다”며 “곁에 있을 때는 해갈의 도구였던 꺾여버린 펜과 뽑혀버린 마이크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카르텔 혁파론을 빗대어 “돼지 눈으로 세상을 보면 돼지만 보일 것”이라며 “단 하나, 권력만을 노리는 패거리 카르텔이 자신들이 뜻하는 대로 안되면 상대를 패거리 카르텔로 지목하고 괴롭힌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그 패거리 카르텔 몰이가 우리 사회의 많은 소시민의 꿈과 희망, 천직을 앗아갔다”며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은 정치세력의 교체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이 1일 신년하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패거리 카르텔 타파 발언을 빗대어 최근까지 잇달아 방송에서 하차한 언론인들 사례를 언급하면서 자신들 뜻대로 안되면 카르텔로 지목하고 괴롭힌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KBS 영상 갈무리

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선 후퇴 촉구 목소리에 대한 분명한 응답을 내놓지 않은 채 이낙연 신당 움직임을 향해 하나가 되겠다고만 했다.

이 대표는 신년사에서 이태원 참사, 전세사기 피해, 해병대 수사단장 외압 등을 두고 “민생도, 경제도, 평화도, 민주주의도 붕괴 위기”라며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는 파탄지경인데 윤석열 정권은 야당파괴와 국회 무시로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정치보복과 독단의 국정운영으로 대한민국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과 민주당이 가진 것은 오직 '절박함과 절실함' 뿐”이라며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 국민과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만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당내에서 제기되는 사퇴 요구와 통합 비대위 구성 제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 없이 이 대표는 “국민 마음속, 불씨마저 꺼져가는 희망을 살리겠다. 상처와 고통을 보듬겠다”며 “민주당은 어느 때보다 크고 단단한 하나가 되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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