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1·2인 가구용 소형주택 확대…재건축 원점 재검토"
국민 28번·경제 19번 언급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 위해 행동할 것"
교육·노동·연금개혁 강조
"노사합의로 근무형태 다양화"
"저출산 주원인은 과잉 경쟁
지방균형발전 확실히 추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국민'이란 단어를 28번, '경제'는 19번 언급했다. '이념 패거리 카르텔 타파' 등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도 일부 포함됐으나 국정 기조의 핵심에는 민생과 경제를 두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모든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라며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우리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을 위해 언젠가 누군가 해야 한다면 바로 지금 제가 하겠다"며 "민생 현장 속으로 들어가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민생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새해에는 국민이 새집을 찾아 도시 외곽으로 나가지 않도록 도시 내에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특히 재개발, 재건축 사업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 속도를 높이고, 1·2인 가구에 맞는 소형 주택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신년사에서 국민의 관심이 큰 주택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도 민생 해결에 방점을 두겠다는 맥락으로 읽힌다. 주택 가격이 문재인 정부 때에 비하면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최근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까지 다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장기적 해결책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1·2인용 소형 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발언은 1인 가구 비중(2022년 기준)이 34.5%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해 신속하게 정책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가장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에 대해서는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불필요한 과잉 경쟁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우리 정부의 중요한 국정 목표인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확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의 출발은 노사법치다. 법을 지키는 노동운동은 확실하게 보장하되, 불법행위는 노사를 불문하고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유연근무, 재택근무, 하이브리드근무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노사 합의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개혁에 대해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과 돌봄을 국가가 책임지고 제공하겠다"며 "초등학교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해 부모님의 양육과 사교육 부담을 덜어드리고, 아이들은 재미있고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누리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연금개혁과 관련해 "국민적 합의 도출과 국회의 선택과 결정만 남아 있다"며 "정부는 앞으로 국회의 공론화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북한을 향해선 단호한 대처 의지를 강조했다. 한국을 동족이 아니라 교전국으로 보겠다며 도발 방침을 분명히 한 북한에 대해선 "대한민국은 상대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종적 평화가 아닌, 힘에 의한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년사 발표에 앞서 윤 대통령은 국무위원,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방문하며 갑진년 한 해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돌아와 국무위원 등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고금리·고물가·고유가로 경제가 어려웠으나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해 경제적 성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문제가 생기면 즉각 해결하고 민생에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올해는 부처 업무보고 형식이 바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업무보고는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콘셉트로 실시한다"며 "주제별로 묶어 현장성을 강화해 그 주제가 가장 잘 드러나고 활기차게 논의될 수 있는 현장에서 한다"고 설명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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