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영입 빼곤 한 게 없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美 현지 '혹평' SF 팀으로 쏟아졌다

김우종 기자 2024. 1. 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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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정후(26)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번 스토브리그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미국 매체 CBS 스포츠는 1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비시즌 중간 평가를 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C등급을 매겼다. CBS스포츠는 A등급부터 D등급, 그리고 F등급까지 총 5개 등급으로 점수를 매겼다.

CBS 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최정상급 FA(프리에이전트)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실패를 하고 있다.(The Giants keep trying and mostly failing to land top free agents)"고 평가했다.

이어 "그나마 샌프란시스코가 영입에 성공한 건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와 포수 톰 머피뿐이다(What they've been left with to date is Korean outfielder Jung Hoo Lee and catcher Tom Murphy.)"고 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이정후에 관해 "비록 어느 정도 위험을 안고 있는 진짜 재능을 갖춘 선수(a real talent, albeit one who comes with risk)"라는 좋은 평가를 덧붙이기도 했다.

매체는 계속해서 "그나마 샌프란시스코는 감독 밥 멜빈도 영입한 것으로 봐야 하는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2024시즌의 와일드카드 진출을 향한 진정한 경쟁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번 겨울을 더욱 강력하게 마무리 지어야 한다(At least they landed manager Bob Melvin? Shy of that, San Francisco needs to finish the winter strong to be taken seriously as a wild-card contender in 2024)"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이 만든 이정후의 그래픽.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2021년 구단 역대 최다승(107승) 신기록을 쓰면서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2시즌에는 정확히 5할 승률(81승 81패)을 마크한 샌프란시스코는 2023시즌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79승 83패를 기록, 승률 0.488로 4위까지 내려앉았다. 결국 시즌이 끝나자마자 구단 고위층은 2019년 11월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게이브 케플러 전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약점은 타격으로 꼽혔다. 팀 타율은 0.235로 내셔널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팀 OPS(0.695)도 평균(0.740)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팀을 대표하는 타자 중 한 명인 윌머 플로레스가 23홈런 OPS 0.863을 찍으며 고군분투했을 뿐이었다. 감독 경질 후 샌프란시스코는 발 빠르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사령탑으로 2년간 활약했던 밥 멜빈 감독을 새롭게 영입, 지휘봉을 맡겼다.

멜빈 감독은 198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입단한 뒤 1986년부터 1988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이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캔자스시티 로얄즈, 보스턴 레드삭스, 뉴욕 양키스를 거쳐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끝으로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 이어 2002년 11월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으로 부임한 멜빈 감독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05~2009년)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2011~2021년)를 거쳐 최근에는 2년간 샌디에이고(2022~2023년) 감독을 역임했다. 그는 통상 1517승을 거둔 명장이다. 시애틀에서는 일본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스즈키 이치로, 샌디에이고에서는 김하성과 다르빗슈 유와 함께하며 아시아 선수들과 친숙하다. 특히 샌디에이고에서 김하성을 꾸준히 주전으로 내보내며 믿음을 심어줬고, 김하성은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보답했다. CBS 스포츠 역시 샌프란시스코가 밥 멜빈 감독을 영입한 것을 짚었는데, 분명 팀에 있어서는 호재로 보인다.

오라클파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입단식에서 미소를 짓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하지만 여전히 샌프란시스코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게 현지 평가다. 그중 하나가 중견수, 그리고 리드오프 자리였다. 2023시즌 샌프란시스코는 162경기 중 97경기에서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29)가 1번 타자로 출장했다. 사실상 주전 리드오프였다. 웨이드는 올해 135경기에서 타율 0.256, 17홈런 45타점 2도루 출루율 0.373 OPS 0.790의 평범한 성적을 냈다. 중견수 자리도 주인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베네수엘라 출신 21세의 루이스 마토스는 지난 시즌 중견수로 가장 많은 76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타율 0.250(253타수 57안타) 2홈런, 2루타 13개, 3루타 1개, 14타점 24득점 3도루 20볼넷 33삼진 장타율 0.342 출루율 0.319 OPS(출루율+장타율) 0.661의 성적에 그쳤다. 또 다른 외야수인 브라이스 존슨과 오스틴 슬레이터 등도 중견수로 뛰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건 분명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이런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줄 선수가 이정후라 판단했다. 이미 이정후의 공식 입단식에서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은 이정후를 중견수로 기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의 입단 기자회견에서 "우리 구단은 이정후가 KBO 리그의 최고 선수로 성장해 많은 상을 받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이정후가 우리 구단에 정말 딱 들어맞는 선수라 생각한다. 이번 오프시즌을 맞이하면서 이야기했듯이, 우리는 팀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 콘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콘택트 중심의 야구는 최근 메이저리그의 경향이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가 이번 오프시즌 동안 영입할 수 있는 후보를 봤을 때, 이정후를 제외하면 우리가 원하는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선수가 없었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여기에 MLB.com 역시 "이정후의 합류로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와 미치 하니거, 마이클 콘포토 등 샌프란시스코의 외야진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 더했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게 없지만, 이정후는 당장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리드오프 배치에 관해 "지금으로서는 안 될 이유가 없다"고 쿨하게 말한 뒤 "우리가 이정후를 영입한 뒤 몇 가지 라인업을 적어뒀다. 모두 이정후가 1번 타자로 출전하는 라인업이었다. 그것이 이정후를 편안하게 하는 방향이다. 또 그전에도 이정후는 그런 역할을 해냈다. 현재 나는 확실하게 그렇게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이정후는 개성이 뚜렷한 선수였다. 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일원이 된 것에 관해 매우 큰 기쁨을 나타냈다. 그런 점들이 내게 정말 깊은 울림을 줬다. 또 우리 팀원들에게도 역시 커다란 울림을 줄 것이다. 오프시즌 초반부터 자이디 사장이 정말 영입하길 원하는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우리 팀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채워줄 수 있기에, 이번 오프시즌은 좋은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흡족한 마음을 드러냈다.

오라클파크를 방문한 이정후(가운데)와 이종범(오른쪽) 그리고 어머니 정연희 씨.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오라클파크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이정후(가운데)와 이종범(왼쪽) 그리고 어머니 정연희 씨.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이미 또 다른 현지 언론에서도 이정후를 향한 기대감이 높다. 미국 매체 야후 스포츠는 지난달 31일 이정후를 2023~24시즌 MLB FA 선수 중 10위로 선정하면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8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바람의 손자라는) 놀라운 별명을 가진 이정후는 빠른 발을 갖춘 중견수다. 이정후는 과거 KBO 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팀 동료로 함께했던 김하성의 발자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이정후는 2023시즌 도중 발목 골절 부상을 당하면서 후반기 막판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최근 몇 년 동안 힘을 기르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는 실력을 만들어놨다. KBO 리그가 일반적으로 공격 친화적인 리그인 점을 감안해도, 이정후는 2022시즌 627타석에서 32개의 삼진밖에 당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타율은 0.349를 마크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정후는 KBO 리그에서도 삼진을 잘 당하지 않기로 유명했다. 커리어 하이였던 2022시즌 타율 0.349, 23홈런 113타점, 85득점, 2루타 36개, 3루타 10개, 5도루, 32삼진, 66볼넷, 장타율 0.575, 출루율 0.421, OPS(출루율+장타율) 0.996을 기록했다. 당시 이정후는 타율과 최다안타, 출루율, 장타율, 타점 등 타격 부문에서 5관왕을 차지하며 MVP까지 품에 안았다. 자이디 사장은 이정후의 비슷한 삼진과 홈런 기록을 주목한 뒤 "볼넷은 차치하더라도, 어느 리그에서나 홈런과 삼진의 숫자가 비슷하게 나온다는 건 대단히 인상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정후는 우리 구단의 스카우트들이 원했던 기록뿐만 아니라, 선구안도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이정후는 상대 투수가 투구할 때 정말 빠르게 구질을 인식한다. 그런 기술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에 관해 우리 역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김하성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D등급으로 분류됐다. CBS 스포츠는 "샌디에이고는 오프 시즌이 재미있는 팀이었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를 통해 보낸 것 역시 여러 면에서 아쉬웠다"면서 "일본인 투수 마쓰이 유키를 영입한 건 좋은 계약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샌디에이고는 몇 달 전보다 더 약해진 느낌"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일본인 듀오'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영입한 LA 다저스는 A등급을 받았다. 반면 오타니를 잃은 LA 에인절스는 F등급을 피하지 못했다.

이정후가 1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입단 기자회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16일(한국시간) 이정후가 야구공에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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