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M] 1조이상 대형M&A '반토막'… 삼일PwC 재무·회계자문 2관왕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강두순 기자(dskang@mk.co.kr),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2024. 1. 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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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리그테이블 결산
지난해 M&A 거래액 20% 감소
중소형 알짜딜 이끈 삼일PwC
루트로닉 등 자문 맡아 두각
재무자문 2~4위는 외국계
모건스탠리·JP모건·UBS順
법률자문 으뜸은 김앤장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을 이끈 최고수가 가려졌다. 기업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재무 자문에서는 중소형부터 대형 거래에 이르기까지 시장 전반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삼일PwC가 왕좌에 올랐다. 회계 자문 분야에서도 삼일PwC가 1위를 차지하며 2관왕을 기록했다. 법률 자문에서는 김앤장이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고금리로 시장 경색이 이어지면서 M&A 시장 규모는 2021년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하는 등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1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집계한 2023년 리그테이블 기업 경영권 인수 금융 자문 분야(발표 기준)에서 삼일PwC가 약 8조9006억원의 실적을 쌓아 1위를 차지했다. 모건스탠리(4조4077억원), JP모건(4조4057억원), UBS(CS증권·3조7603억원), SC증권(3조262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삼일PwC는 레이더M 리그테이블 집계 최초로 M&A 금융 자문 분야 1위에 등극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M&A 시장에서 '조 단위' 거래가 지난해 5건으로, 2021년(15건) 대비 3분의 1 토막 나면서 중소형 거래에서 꾸준히 일감을 많이 따낸 삼일PwC가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삼일PwC는 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루트로닉 매각 거래(9720억원)에서 인수 측인 한앤컴퍼니의 재무 자문을, 아모레퍼시픽의 코스알엑스 인수 거래(7551억원)에서는 매각 측인 코스알엑스의 재무 자문을 맡아 제 역할을 했다. 이 밖에 SK피유코어(4100억원), SK엔펄스 파인세라믹스 사업부(3600억원) 등 SK그룹 계열사 M&A에서 매각 측인 SK의 재무 자문을 맡아 두각을 나타냈다. 정경수 삼일PwC M&A센터장은 "삼일PwC는 재무 자문 건수로 보면 국내 M&A 시장에서 매년 항상 최상위권을 달릴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거래 자문을 맡고 있다"며 "시장 침체로 대형 거래가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지만 상대적으로 경기를 덜 타는 1조원 미만 중소형 거래 분야에서 일감을 꾸준히 수주했던 게 어려운 환경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2~4위는 모두 외국계 자문사가 차지했다. 특히 이들은 모두 지난해 최대 거래였던 EQT파트너스의 SK쉴더스 인수 거래(3조원) 자문을 맡아 지난해 거래 자문 건수가 회사마다 2~3건에 그쳤음에도 상위권을 지킬 수 있었다.

모건스탠리는 간발의 차로 JP모건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모건스탠리는 SK쉴더스 거래(3조원)에서 매각 측인 SK스퀘어의 자문을 맡았다. 또 프랑스 화학회사 아케마가 인수한 PI첨단소재 거래(1조원)에서는 인수자인 아케마 측 자문을, CJ제일제당의 브라질 자회사 셀렉타 매각(4077억원)에서는 매각자인 CJ제일제당 측을 지원했다. 3위에 오른 JP모건은 SK쉴더스와 PI첨단소재에서 매각 측 자문을 맡은 것 외에 롯데카드의 교통카드 사업 자회사 로카모빌리티(4057억원) 매각 작업을 도왔다. UBS는 지난해 상반기 SK쉴더스 자문에 이어 하반기 SK피유코어(4100억원) 거래에서 인수 측 자문을 맡은 데 힘입어 4위를 차지했다.

M&A 회계 자문 분야(발표 기준)는 삼일PwC(21조4932억원), 삼정KPMG(19조2274억원), 딜로이트안진(9조1636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M&A 법률 자문(발표 기준)은 김앤장(26조8969억원), 광장(16조2119억원), 세종(14조650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국내 M&A 전체 거래 규모(50억원 이상 경영권 거래 기준)는 30조64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전체 거래 규모(39조4277억원)보다 22% 감소한 수치다. 호황이었던 2021년(71조5030억원)과 비교해봤을 땐 57% 급감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고금리가 지속하면서 대기업과 사모투자펀드(PEF)가 모두 지갑을 닫으며 시장이 위축된 결과다. 최근 미국 의료기기 1위 기업인 메드트로닉이 기업가치가 1조원에 달한 국내 의료기기 개발사 이오플로우 인수를 철회하며 찬물을 끼얹었다. 그 결과 2022년 8건에 달하던 1조원 이상 대형 거래가 지난해 5건에 그쳤다.

지난해 대형 M&A 가운데 크로스보더 딜(국경을 넘나드는 거래)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점이 눈길을 끌었다. 1조원 이상 대형 경영권 인수 거래 5건 중 3건이 크로스보더 딜에 해당했다.

다만 국내 기업 등이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서는 아웃바운드 거래보다는 해외 바이어가 국내 기업 경영권 인수에 나서는 인바운드 형태가 많았던 점이 특징이다. 김이동 삼정KPMG 재무자문부문 대표는 "올해 금리가 내려도 PEF와 대기업 유동성 상황이 좋지 않아 시장이 급격히 활성화되진 못할 듯하다"며 "다만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PEF는 일정 기간 안에 거래를 성사시켜야 하기 때문에 매물 가격이 낮아지면서 거래가 많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리그테이블

자본시장에서 인수·합병(M&A)과 유상증자, 기업공개(IPO) 등 주식 발행(ECM), 회사채 등 채무증권 발행(DCM)을 주관(자문)하는 시장 참가자 실적을 집계한 자료다. 매일경제신문은 매월 말일 시장 참가자 실적을 바탕으로 리그테이블 순위를 분기마다 발표한다. 리그테이블은 기업이 매각·인수 주관사를 선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나현준 기자 / 강두순 기자 /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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