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구에 홈런 쳤는데 '초구 홈런' 아니다? MLB 새 규칙이 만든 기묘한 순간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경기 안에서 '죽은 시간'을 줄이고 더 많은 움직임을 유도하기 위해 크게 세 가지 규칙을 바꿨다. 피치클락을 도입하고, 베이스 크기를 키우고, 시프트에 제한을 걸었다. 덕분에 정규이닝 기준 2022년 3시간 4분이었던 평균 경기 시간은 지난해 2시간 39분으로 줄었다.
경기 템포를 앞당기고 움직임을 유도하는 규칙 개정은 팬들에게 낯설게 받아들여졌다. 시즌을 치르면서 경기 시간 단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더 많아졌다고 하는데, 그래도 지금까지 알던 야구와 다르다는 점에 아쉬워하는 의견도 남아있다. 그러나 획기적인 수준으로 경기 시간이 짧아지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추가 규칙 개정으로 더 박진감 있는 경기를 추구하겠다고 나섰다.
달라진 규칙은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에서 '이상하지만 사실' 칼럼을 연재하는 제이슨 스타크 기자는 2023년 마지막 칼럼에서 새 규칙으로 인해 벌어진 기묘한 일들을 정리했다. 이제 3연속 3구 삼진은 '무결점 이닝'이 아닐 수도 있다. 도루 8개, 9개를 성공하고도 경기에서 진 팀도 있다.
9월 3일(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 투수 로버트 스티븐슨은 3연속 3구 삼진을 기록했다. 야구에서 소위 '무결점 이닝'으로 부르는 기록인데, 스티븐슨은 이 진기록 명단에 올라가지 못했다. 공 9개로 3명을 3구 삼진 처리한 것은 맞다. 그런데 베이스 위에 주자가 2명 있었다.
스티븐슨은 10회 마운드에 올랐다. 승부치기 상황이라 '좀비 주자'가 2루에 있었다. 스티븐슨은 콜 칼훈을 공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라몬 로레아노도 3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안드레스 히메네스는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2사 1, 2루에서 마일스 스트로를 다시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공은 9개를 던졌지만 승부치기 자동 출루와 자동 고의4구로 투구 수 없이 주자 2명을 내보냈다. 스타크 기자에 따르면 이 기록은 무결점 이닝으로 집계되지 않는다고.
도루는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22년 경기당 0.51차례에 그쳤던 도루 시도는 지난해 0.72회까지 많아졌다. 도루 성공률은 무려 80.2%에 달했다. 신시내티 레즈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한 경기에서 무려 8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하며 기염을 토했다. 단 경기에서는 졌다.
신시내티는 6월 4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경기에서 도루 9개를 성공해 1976년 이후 1경기 최다 도루 성공을 기록했다. 제이크 프랠리가 3개, 스펜서 스티어와 조나단 인디아가 각각 2개씩 성공했다. 윌 벤슨과 스튜어트 페어차일드도 도루를 하나씩 보탰다. 그리고 신시내티는 도루 1개를 기록한 밀워키에 8-10으로 졌다.
애리조나는 8월 9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경기에서 도루 8개를 성공하고 3-5로 역전패했다. 토미 팸과 제이크 맥카시가 2개를 기록했고 코빈 캐롤과 크리스티안 워커, 카슨 켈리, 제이슨 피터스가 각각 1개의 도루에 성공했다.
LA 에인절스 투수 패트릭 산도발은 6월 24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첫 번째 투구에 홈런을 맞았지만, 홈런을 친 주릭슨 프로파는 선두타자 초구 홈런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다. 프로파가 첫 투구에 앞서 피치클락을 위반해 볼카운트가 0-1이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투수의 '퀵피치'로 생긴 기묘한 사건도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마무리 켄리 잰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피치클락 위반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폼을 시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타자가 준비하기 전에 투구를 시작하는 '퀵피치'로 여러번 지적을 받았다. 그 가운데 한 번은 5월 14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나왔다.
윌슨 콘트레라스를 상대로 초구를 던지기 전 퀵피치 경고를 받았고, 초구가 바깥쪽 아래 꽂히면서 스트라이크가 됐다. 다음에도 퀵피치가 나오면서 볼카운트는 1-1이 됐다. 이어 실제로 던진 2구와 3구는 모두 볼 판정을 받았다. 볼카운트 3-1에서 다시 퀵피치 위반. 네 번째 볼이 올라갔다. 공은 3개만 던졌는데 볼넷이 나왔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자동 고의4구가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투수가 의도하지 않은 3구 볼넷'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대신 '스트라이크가 하나라도 포함된 투수가 의도하지 않은 3구 볼넷'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 양키스 투수 토미 케인리는 6월 19일 보스턴과 경기에서 역대 최초 삼진 3종 세트의 주인공이 됐다. 첫 타자 롭 레프스나이더를 피치클락 위반 삼진으로 잡았다. 트리스탄 카사스는 서서 삼진으로, 키케 에르난데스는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1이닝 3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세 타자를 세 가지 유형의 삼진으로 잡은 첫 번째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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