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해 넘긴 ‘우주항공청 특별법’…경남은 ‘부글부글’ [방방콕콕]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 안건 상정 무산
경남 상공계 등 서울서 대규모 집회
경남 “오는 1월 9일 반드시 통과 돼야”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남상공계 인사들이 우주항공청 특별법 연내 통과를 촉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경남 사천의 우주항공청 설립을 골자로 하는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 28일 올해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상정조차 되지 않으면서 연내 통과가 무산된 것이다. 이 특별법은 내년 1월 9일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사실상 법안이 폐기될 것으로 보여 경남 민심이 들끓고 있다.

30일 경남도에 따르면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경남 사천에 우주항공청 입지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지난 4월 국회에 법안이 제출됐다. 그러나 8개월이 지나도록 해당 상임위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문턱조차 넘기지 못했다. 그동안 항공우주연구원 등 관련 연구기관을 우주항공청 소속으로 법제화하는 것과 우주항공청이 연구개발 기능을 수행하는 것 등을 두고 여야를 비롯해 관련기관 의견이 충돌했다.

그러나 안건조정위, 국정감사 등을 거치며 지난 10월 말 이후 이런 쟁점이 대부분 해소됐었다.

박완수 경남지사가 지난 11월 우주항공청법 통과를 촉구하는 국회 앞 1인 릴레이 시위에 참가한 모습.//경남도 제공

특히 지난 28일 올해 마지막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의 통과가 기대됐다. 최형두 국민의 힘 경남도당위원장(창원 마산 합포구)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로부터 28일 본회의에서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확답을 받아냈지만 결국 물거품이 됐다.

최근 민주당이 ‘광주과기원법’의 법사위 통과를 빌미로 우주항공청 특별법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법안은 지난 27일 법사위를 통과해 다음날인 28일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여러 차례 ‘연내 개청’을 주문했으나 여야 정쟁으로 오히려 ‘법안 폐기’를 우려할 상황이 된 셈이다.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지연되면서 경남의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박완수 도지사를 비롯해 경남지역 기초단체장, 상공업계와 대학총장 등 지역 인사들이 나서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수십차례 벌였다. 또 지난 26일에도 경남지역 국회의원과 최재호 경남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과 이영춘 진주상공회의소 회장, 서희영 사천상공회의소 회장 등 상공인 150여 명이 국회 본관앞에서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9월 경남 사천시 삼천포대교공원에서 열린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 촉구를 위한 범도민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우주항공청 특별법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경남에서는 늦어도 오는 1월 19일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도 법인 처리가 무산되면 우주항공청 특별법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21대 국회의 남은 임시국회 일정은 내년 2월과 4월이지만 ‘4월 총선’과 맞물리면서 물리적으로 통과가 어렵기 때문이다. 21대 국회가 종료되면 법안은 자동폐기된다. 22대 새 국회가 구성되는 내년 5월 이후 정부가 법안을 다시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등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경남도는 내달 9일 우주항공청 특별법이 통과되면 개청 준비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우주항공청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여야 이견이 모두 해소돼 올해 법안 통과를 기대했으나 무산돼 너무 안타깝다”며 “경남도는 내년 상반기 개청을 목표로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추진단을 구성하는 등 우주항공청 청사 건립, 정주 여건 개선, 기업 유치 계획 등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청 앞 전경. 누리호와 발사대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경남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