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무역 31년만에 적자, 혁신 없인 다른 시장도 중국에 뺏길 판 [사설]

2024. 1. 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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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중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적자를 봤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간재를 수입·가공해 수출하는 가공무역 비중이 40%를 웃돌았으나 이제는 20%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한국도 중국산 배터리를 지난해 1~11월에 59억달러나 수입했다.

중국에 비해 자원과 인구에서 크게 뒤지는 한국이 믿을 건 '혁신'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중국에 뒤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니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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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중 무역수지가 31년 만에 적자를 봤다. 2018년 556억달러에 이르던 흑자 규모가 쪼그라들더니 지난해에는 180억달러나 적자를 본 것이다. 지난해 전체 무역 적자의 1.8배다. 이렇게 된 건 한국이 석유화학을 비롯해 중국에 내다 팔던 중간재 분야에서 중국이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국 중간재를 수입할 필요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더욱이 중국은 세계 시장에서 중간재를 팔면서 한국 시장을 빼앗고 있다. 한국이 끊임없는 혁신으로 중국과 '초격차'를 확보하는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 한, 중국 시장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 밀려날 판이다.

중국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중간재를 수입·가공해 수출하는 가공무역 비중이 40%를 웃돌았으나 이제는 20% 남짓으로 줄어들었다. 중국 정부가 2015년 '제조 2025 계획'을 발표하고 핵심 부품·재료를 자국산으로 지속적으로 바꾼 결과다. 그 결과 중간재의 자립도가 높아졌다. 이는 한국무역협회가 중국의 품목별 수출 자립도를 조사한 수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숫자가 클수록 수입은 덜하고 수출은 많이 한다는 뜻인데 디스플레이는 자립도가 2015년 -0.137에서 2022년에는 0.899로 확 올라갔고, 2차전지는 0.595에서 0.931, 자동차 부품은 0.421에서 0.619, 기계류는 0.814에서 0.844로 높아졌다. 이제 디스플레이와 전기차 배터리는 중국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다. 한국도 중국산 배터리를 지난해 1~11월에 59억달러나 수입했다.

중국에 비해 자원과 인구에서 크게 뒤지는 한국이 믿을 건 '혁신'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중국에 뒤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니 큰일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중국의 과학기술혁신 역량이 주요 37개국 중 4위였다. 한국보다 3계단이나 앞섰다. 드론과 로봇,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이오 같은 미래 첨단산업에서 중국이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래서는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경제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혁신 없는 경제의 끝은 몰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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