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새해 다짐,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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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배우 이선균 씨의 극단 선택은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외신에서도 다룰 만큼 충격적 뉴스였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외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인 한국의 자살률에 주목하며 '학교와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 '다른 사람의 실수에 관대하지 않은 문화' 등에서 원인을 찾는다.
악플을 비롯한 사이버 괴롭힘, 사회적 비교, 갈등의 증폭 등으로 인해 우울감이 커지고 극단 선택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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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배우 이선균 씨의 극단 선택은 미국과 영국 등 서구 외신에서도 다룰 만큼 충격적 뉴스였다. 일부 매체는 한국 사회의 자살 풍조를 재조명했다. 그들의 가치관으로는 재벌도, 전직 대통령도, 톱배우조차 극단 선택을 하는 나라를 이해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외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1위인 한국의 자살률에 주목하며 '학교와 직장에서의 과도한 스트레스' '다른 사람의 실수에 관대하지 않은 문화' 등에서 원인을 찾는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와 자살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여러 연구에서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이 늘수록 자살률이 높아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악플을 비롯한 사이버 괴롭힘, 사회적 비교, 갈등의 증폭 등으로 인해 우울감이 커지고 극단 선택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최근 서점가를 강타한 쇼펜하우어 열풍도 숨을 곳 없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남의 시선에 지친 사람들이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쇼펜하우어의 가르침에서 용기와 위안을 얻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남에 대한 관심이 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죽하면 영어나 중국어에는 없는 '눈치 보다'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왜 아직 자녀가 없냐, 배우자 직업이 뭐냐…. 관심을 가장한 사생활 침해가 아무렇지 않게 벌어진다. 카톡, 인스타, 페이스북,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는 관심과 눈치로 짜인 사회적 감시망을 더욱 촘촘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좁은 땅에서 부대끼며 살아가야 할 숙명을 타고났다. 수도권만 해도 인구가 비슷한 미국 플로리다주의 15분의 1 크기에 불과한 땅에서 2500만명이 살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사회엔 무관심의 미학이 결핍돼 있다. 무관심은 흠결 많은 인간들이 덜 상처받기 위한 공존 철학이다. 남의 개인적 영역을 절대로 알려 하지도 않고, 알아도 모른 척하는 북유럽의 경지는 아니더라도 적당한 무관심은 상대에 대한 배려이자 공동체를 유지하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박만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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