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견제 여론 높은데…민주당 지지율로 안 이어져[총선 D-100]
각종 언론사들이 새해를 맞아 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4월 총선에서 정부 견제론이 높았지만 온전히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는 공통된 흐름이 나타났다. 일부 조사에선 정부 비판 여론이 높지만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낮은 ‘디커플링’(분리) 현상도 보였다. 윤석열 정부를 향한 반감도 크지만, 민주당에 대한 비판 여론도 상당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52%로 절반을 넘었다.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야당 심판론은 48%였다. 오차범위 내인 4% 포인트 차이로 정권 심판론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 응답도 58%다. 긍정 응답 35%를 압도한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오차 범위 내에서 소폭 앞섰다. 국민의힘이 34%, 민주당이 33%였다. 총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29%, 민주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25%였다. 역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조사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디커플링 현상이 드러났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6%, 부정 평가는 56%로 부정 평가가 20% 포인트 높았다. 하지만 오는 4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의 후보를 뽑을 지를 물었을 때는 국민의힘이 28%, 민주당이 26%로 각각 응답했다. 오차 범위 내지만 여당 지지율이 높았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같은 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53%였다.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9%였다. 정권 심판론이 야당 심판론보다 14%포인트 높게 조사됐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39%, 민주당이 34%를 각각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긴 하지만 여당이 우세하다. ‘만일 내일 투표한다면 지역구 의원으로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1%가 민주당을, 38%가 국민의힘이라고 답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도 정권 심판론은 높지만 총선에서 거대 양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률은 비슷했다.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이 52%였고,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1%였다. 역시 정권 심판론이 11%포인트 높다. 하지만 ‘바로 내일 국회의원을 뽑는다면 어느 정당 후보에 투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민주당이 35%, 국민의힘이 34%였다. 오차범위 내 박빙이었다.
SBS가 입소스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선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52%,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응답이 40%로 나타났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민주당 33%, 국민의힘 27% 순이었다.
경향신문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3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도 흐름은 유사하다. 오는 4월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54%로 과반이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은 36%로 18%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내일 22대 총선이 치러진다면 어느 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이라는 응답은 34%, 민주당이란 응답은 39%로 조사됐다. 민주당이 5%포인트 높긴 하지만 오차범위 내에 있다. 역시 정권 심판론이 민주당 지지율로 온전히 이어지진 않았다고 해석된다.
총선에서 어느 정당을 뽑을지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의 비중도 높았다. KBS 조사에선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투표할 후보가 없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1%였다. 국민의힘 28%, 민주당 26%보다 높았다. 마찬가지로 한국일보 조사에도 정당 후보를 뽑을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답변은 35%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후보 29%, 민주당 후보 25%보다 더 높은 수치다. MBC 조사에서는 ‘없거나 모름’과 ‘무응답’을 합해 총 24%였다. 경향신문 조사에선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이 17%, 모름·무응답은 1%로 각각 집계됐다. SBS 조사에선 무당층이 15%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조사에선 지역구 투표를 어느 정당 후보에 할지를 묻는 질문에 ‘없다’가 9%, 모름·응답거절이 2%로 각각 조사됐다.
이 같은 여론조사는 내년 총선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전망을 엇갈리게 만든다. 당 주류는 대통령 지지율이 총선의 기준점이란 입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총선은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다. 대통령 지지율로 결과를 낸다”며 “당 지지율보다는 정권 심판 여론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던 20대 총선 전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1년 정도 꾸준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을 10% 포인트 이상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민주당에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윤 대통령 아바타라고 하면서 정권 심판론에 기대려고 하지만, 총선 결과는 당 지지율이 결정한다. 국민들이 한동훈 체제의 국민의힘을 윤 대통령과 분리해서 볼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조사는 엠브레인퍼블릭이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15.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다.
※ 한국일보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6일부터 이틀 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13.4%이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 KBS 조사는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8일부터 사흘 간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5.4%,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 중앙일보 조사는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간 전국 성인 1017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조사했다. 응답률은 14.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1%포인트다.
※MBC 조사는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간 전국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0.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다.
※SBS 조사는 입소스가 지난달 29일부터 이틀 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0.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포인트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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