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이후 최강...“뒤 돌아보지 말고 피난 가라”
1일 일본 이시카와현의 노토(能登)반도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규모 9)보다는 강도가 약한 지진이지만, 새해 첫날 일본 전역은 대(大)지진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최대 5미터의 쓰나미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번 지진의 인근에는 다수의 원전이 존재하지만 이상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18분쯤 이시카와현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했고 이 지역에선 진도 7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의 체감이나 물체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총 10단계이며, 진도7은 ‘서 있을 수 없고, 무엇인가를 붙잡지 않고는 이동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날 이시카와현 인근에선 오후 4시 이후에 진도4~5의 강진이 각각 4차례와 8차례 연이어 발생했다. 진도1 이상까지 합치면 20차례 이상 지진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이시카와현 노토지방은 일본 열도에서도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온 위험 지역이다. 2007년과 2022년, 2023년에 진도 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열도의 동해안 연안에서 발생한 지진이지만 열도 반대편의 태평양 연안인 도쿄에서도 진도3의 흔들림이 느껴질 정도의 강진이었다. 일본에서 진도7이 관측된 건, 2018년 9월 홋카이도의 이부리 동부지진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최대 5미터의 쓰나미가 이시카와현 인근을 덮친다는 것이다. 재난방송을 담당하는 국영방송인 NHK는 이날 ‘쓰나미! 도망쳐라!’라는 큰 자막을 뜨운 TV 화면을 계속 내보냈다. NHK는 “뒤돌아보지 지금 바로 피난해달라”며 “최대한 높은 곳으로 도망치고 밤늦게 날씨가 추워지더라도 집으로 돌아가선 안된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진이 발생한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일부 동해안 연안 지역에서는 1m20c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보다 큰 쓰나미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에 위기관리대책실을 설치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대책실에 피해자 구조 등 재해응급 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가옥 붕괴로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게 6건있으며, (구조요청 전화)110번에 다수의 전화가 왔다”고 말했다. 대지진에 따른 인명 피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집계는 아직 없다. NHK는 “이시카와현의 와지마시(市)에는 화재가 발생했으며, 와지마병원에는 지진으로 인한 골절 환자들이 내원했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시카와현 와지마시(市)에는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정전과 단수도 적지 않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역에서 스마트폰 통화나 인터넷 접속이 끊기기도 했다.
지진이 발생한 이시카와현과 니가타현, 후쿠이현에는 다수의 원전이 있다. 이시카와현에는 시가원전 1·2호기, 니가타현에는 가시와자키 가리와원전, 후쿠이현에는 오이원전·다카하마원전·미하마원전 등이 있다. 일본원자력규제청은 “가장 강도가 셌던 이시카와현의 시가원전 주변은 모니터링 결과, 평상시와 다른 변화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주변 모든 원전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안전 확보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지진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2~3일내 진도7의 강진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밝혔다. 가나자와대학의 히라마쓰 요시히로 교수(지진학)는 “바다 밑 지하에 숨겨진 단층이 새롭게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단층 지진이라면 앞으로도 연쇄적으로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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