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층' 세계 최고층 빌딩 … 국내 건설업계 "참여 안해"

서찬동 선임기자(bozzang@mk.co.kr) 2024. 1. 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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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에 인접한 휴양도시 제다에 추진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 공사 재개에 국내 건설사들은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층인 제다 타워 입찰에 참여해 시공권을 확보하면 '최고층 시공사'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국내외 다른 초고층 사업을 수주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한 차례 중단된 후 재개되는 사업이어서 리스크만 보면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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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 사우디 '제다 타워'
韓기업에 공사 재개 러브콜
"리스크 크고 사업성 낮아"
삼성물산 등 대형사 '거절'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타워' 조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홍해에 인접한 휴양도시 제다에 추진하는 세계 최고층 빌딩 공사 재개에 국내 건설사들은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사우디 현지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된 지 7년이 지났고, 공사를 재개하더라도 사업성이 밝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입찰 마감일까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우건설은 사우디 '제다 타워' 입찰에 응찰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제다 타워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1㎞가 넘는 1008m(지상 168층) 높이로 지어지고 추정 공사비는 12억3000만달러(약 1조6500억원)에 달한다. 2013년 사우디빈라덴그룹이 시공을 맡아 50층까지 지었지만, 2017년 사우디 정권 내 대숙청 사건이 불거지며 공사가 중단됐다.

올 들어 사우디는 공사를 재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10여 개 건설업체에 입찰 초청장(ITB)을 보냈다. 국내에서는 시공능력 1~3위인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 3곳이 초청장을 받아 응찰 여부를 검토해왔다.

3사 가운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사업성과 리스크 등을 검토한 결과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일찌감치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초고층 명가' 삼성물산은 내부 고민이 조금 더 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성만 보면 정치·경제적 리스크가 크지만, '최고층 시공사'라는 타이틀을 포기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현재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 부르즈칼리파(828m)를 시공했다. 2004년 9월 착공해 2010년 준공했다. 당시 총공사비는 약 15억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부르즈칼리파 건축설계 총괄을 맡은 미국 건축가 에이드리언 스미스가 제다 타워의 건축설계 총괄도 맡아 삼성물산과 인연이 깊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고층인 제다 타워 입찰에 참여해 시공권을 확보하면 '최고층 시공사'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국내외 다른 초고층 사업을 수주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하지만 한 차례 중단된 후 재개되는 사업이어서 리스크만 보면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찬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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