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쓴 왕관 내려놓는 덴마크 여왕

노지원 기자 2024. 1. 1. 16: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세계의 유일의 여왕이자 가장 오래 집권하고 있는 군주인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83)이 왕위를 내려놓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31일(현지시각) 새해 대국민 연설에서 "다음 세대에게 책임을 넘겨줘야 할 시기는 지금이 적기라고 결정했다"라며 "아들 프레데릭 왕세자(55)에게 왕위를 넘기겠다"라고 밝혔다.

애초 여왕이 숨질 때까지 왕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31일(현지시각) 수도 코펜하겐의 아말리엔보르 성에서 새해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아에프페 연합뉴스

전세계의 유일의 여왕이자 가장 오래 집권하고 있는 군주인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2세 여왕(83)이 왕위를 내려놓겠다고 ‘깜짝’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은 31일(현지시각) 새해 대국민 연설에서 “다음 세대에게 책임을 넘겨줘야 할 시기는 지금이 적기라고 결정했다”라며 “아들 프레데릭 왕세자(55)에게 왕위를 넘기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유럽의 군주 가운데 70년 간 재위한 뒤 2022년 숨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다음으로 오래 왕위에 머무른 인물이다. 즉위 52주년이 되는 14일 공식 퇴위한다.

여왕의 퇴위 선언은 그가 매년 해오던 새해 연설에서 나왔다. 여왕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에 대해 언급하던 중 자신의 거취를 발표했다.

애초 여왕이 숨질 때까지 왕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초 등 수술을 받으며 퇴위를 결심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수술 뒤 자연스럽게 책임을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할 때가 왔는지 등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왕은 이날 오랫동안 자신을 지지해 준 덴마크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여왕은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된 이듬해인 1940년 수도 코펜하겐의 아말리엔보르성에서 태어났다. 당시만 해도 즉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13살 되던 해, 덴마크 법이 바뀌면서 여성도 왕위에 오를 수 있게 됐다. 1972년 아버지인 프레데릭 왕이 서거하면서 왕위를 넘겨 받았다.

여왕은 대중 인기는 높은 편이다. 담배를 즐기고 휴대전화와 인터넷을 거부했으며 예술을 사랑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고학에 대한 애정이 깊어 실제 몇몇 발굴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영국에 설립된 최초 여성 대학인 케임브리지 거튼대와 런던 정경대에서 수학했다. 남편인 헨리크 공은 2018년 사망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전체 국민을 대표해 왕국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기울여 준 여왕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영국 왕실 전통과 달리 프레데릭 왕세자는 공식 즉위식을 하지 않는다. 14일 아말리엔보르성이 그의 즉위를 공식 발표한 뒤 덴마크와 자치령인 그린란드와 페로 제도의 국왕 및 입헌군주제 국가의 수반으로서의 자리를 넘겨 받는다. 프레데릭 왕세자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처럼 환경 문제에 열정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자인 메리 공주는 호주 태즈메이니아에서 성장해 이후 변호사로 일하다 2004년 왕세자와 결혼했다. 자녀 넷을 모두 공립 학교에 보내 주목을 받았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