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경제기사 이렇게 읽어요] 앱으로만 예약받는 병원 늘었다 노인·소외층 의료접근성 도마에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모바일 번호표를 받아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예약 앱'이 요식업을 넘어 의료 서비스로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예약 앱을 쓰면 입장 시간을 모른 채 기약 없이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약 앱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디지털 사용 능력이 뒤처지는 노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에겐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Q. 예약 앱이란.
A. 예약 앱은 방문을 원하는 점포의 대기번호표를 모바일로 받아 볼 수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일종입니다. 대표적인 예약 앱으로는 '캐치테이블'이 있습니다. 캐치테이블을 이용하면 제휴를 맺은 음식점에 입장 대기 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모바일 번호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입장 순서가 되면 스마트폰 알람을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대기 현황을 알기 위해 해당 음식점에 전화를 걸어 일일이 확인해야 했고, 언제 입장할 수 있는지 모르는 상태로 근처에서 기다려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편리함을 앞세워 캐치테이블과 같은 예약 앱은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상황입니다. 캐치테이블의 상위 50개 제휴 가맹점은 서비스 도입 한 달 만에 예약 건수가 200% 이상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Q. 이제는 병원 진료까지 앱으로 예약한다는데.
A. 최근에는 음식점을 넘어서 의료 서비스에까지 예약 앱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똑닥'은 제휴를 맺은 전국 병·의원의 대기 현황을 파악하고, 모바일 번호표를 받을 수 있는 병원 예약 앱입니다. 현재는 월·연 구독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월간 이용권은 1000원, 연간 이용권은 1만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용권을 결제할 경우 총 2명의 성인과 미성년 자녀(제한 없음)가 멤버십을 함께 쓸 수 있어 가족 단위로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똑닥은 2017년 출시 이후 1년 만에 100만 회원을 돌파했고, 현재는 600만이 넘는 회원을 보유하며 꾸준히 회원 수를 늘리고 있습니다.
Q. 디지털 소외계층에겐 장벽으로 다가와.
A.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것이 어려운 노인 등 디지털 소외계층은 예약 앱의 편리함을 제대로 누리지 못합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예약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똑닥의 존재조차 모르는 이들은 평소처럼 병원에 방문했다가 장시간 대기해야 하거나 진료를 받지 못하는 일까지 겪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병원이 똑닥 앱 예약자가 많을 경우 현장 접수를 하지 않는 사실이 밝혀져 디지털 소외계층에 대한 차별이 우려됩니다. 보건복지부가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부터 10일까지 복지부에 '병원 진료 거부' 민원 신고가 30건 접수됐습니다. 병원들이 '똑닥 앱 예약자가 많다'는 이유로 운영 종료 2시간 전에 현장 접수를 마감했기 때문입니다. 복지부는 "(환자가) 현장 및 전화 접수로도 공정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지도 감독해 달라"고 주문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Q. 의료 공급 체계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A. 똑닥에 대한 규제보다는 의료 체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똑닥을 이용하는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 중 소아과 비중이 21.9%로 가장 높습니다. 유독 소아과에서 똑닥이 자주 이용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똑닥으로 진료를 예약한다 하더라도, 예약 오픈 시간만 되면 사람들이 몰리고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소아과 같은 필수의료시설에 환자들이 많이 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 인력과 시설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의료분쟁 시 의사들의 법적 책임 완화, 진찰료 수가 조정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장성원 경제경영연구소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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