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시장 키워드… "저점에서 잡아라"[김남석의 니가사는 그집]
내년 하반기 상승세로 바뀔지도
[글쓴이 말] 내집마련이 최고의 재테크가 된 시대입니다. 청약부터 급매, 경매 등 집을 사는 방법도 다양해졌습니다. 최근 매물로 나온 '내가 사려는 집'을 대신 분석해드리겠습니다.
새해에도 부동산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신규 물량 공급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집값 상승을 이끌었던 특례보금자리론이 우대형까지 이달 종료되며 부동산 거래량 상승요인도 사라진다.
전문가들은 올해 최소 상반기까지 집값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전국 주택가격이 1.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와 자금조달 문제, 부동산 세제 등을 주요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기대할 요소가 거의 없다"며 "당장 금리 인하가 가능한 상황도 아니고, 금리가 떨어진다고 해서 수요자들이 바로 주택시장에 뛰어들 분위기도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대다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가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1년여간 유지됐던 연 3.5%의 기준금리가 인하로 돌아서고,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3년여간 부동산 시장이 금리에 따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던 만큼, 올해 역시 금리를 가장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변동은 통상 1년여의 시차를 두고 집값에 충격을 주지만, 기존보다 집값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부담이 조금만 줄어도 시장에 바로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준금리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과 대출상품도 집값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정부가 '특례보금자리론'을 출시한 직후부터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선 만큼, 올해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집값의 향방도 갈릴 수 있다.
작년의 경우 정부는 부동산 거래량 급감으로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고 있다고 봤다.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대폭 해제했고, 대출금리를 낮춰 이자부담을 줄이는 특례보금자리론 역시 이같은 취지로 도입됐다.
정부의 예상대로 규제 해제와 특례보금자리론 도입 이후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평년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었지만, 완전히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 동력을 불어넣은 것은 확실했다. 다만,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집값이 연착륙이 아닌 '재이륙'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서울 대부분의 지역이 연말까지 기존 최고점에 다시 근접했다.
이달 특례보금자리론이 완전 종료되면서 정부의 다음 정책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미 가계대출 관리 문제로 지난해 9월 일반형을 조기종료한 만큼, 이와 유사한 수준의 정책대출 상품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국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전문가들이 내년 하반기부터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 근거는 공급량 감소와 주택수요 증가다.
주산연은 작년과 올해 주요 수요층인 30세 도달인구가 74만여명으로 2017~2021년 평균보다 늘어날 것으로 봤다.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인허가와 착공은 급감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이로 인해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집값이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서기 직전 '저점'에 대해서는 평가가 갈린다. 수도권과 지방 등 지역별 상황이 극명하게 다르고, 시장 참여자들이 느끼는 현재 집값에 대한 인식 차이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저점을 잡기 위해서는 이런 '심리적인 요인'도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요즘 부동산 시장이 마치 주식시장처럼 움직여 예상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장기 투자의 대명사였던 부동산이 최근에는 하나의 요소에도 바로 반응하는 등 단기 상품의 성격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또다른 부동산 전문가는 "당장 피부에 와닿지 않는 인허가 실적과 PF 부실 등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올해 4분기, 서울과 수도권부터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전문가들이 금리 인하와 정책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한 것과 달리 시장에서 집값이 여전히 높다는 인식이 강하다면 집값 저점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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