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또 하위권이라고 하겠죠" 냉소가 아니다…'오히려 좋은' 박민우의 이유있는 진단

신원철 기자 2024. 1. 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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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 ⓒNC 다이노스
▲ J스포츠베이스볼아카데미에서 훈련하는 박민우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아마 또 하위권으로 분류되지 않을까요?"

박민우는 올해도 NC 다이노스가 하위권이라는 예상을 안고 개막을 맞이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NC는 주전 포수 양의지의 이탈과 외국인 선수 3명 전원 교체 등으로 전력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2022년 6위 팀을 상위권으로 예상하기에는 근거가 빈약해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NC는 반전의 한 시즌을 보냈다. 초반부터 상위권으로 치고 나가더니 5월 4일 이후로는 5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9월 상승세를 바탕으로 LG 트윈스, kt 위즈와 선두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투타 중심 선수들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빠지면서 생긴 전력 공백과 마지막 3연전 부진으로 톱3를 지키지 못한 채 4위가 됐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힘을 냈다. 와일드카드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6연승을 달렸다.

▲ 창원NC파크 매진 전경 관중석 ⓒ곽혜미 기자
▲ 플레이오프 5차전 패배 후 아쉬워하는 박민우(왼쪽)와 박건우. ⓒ곽혜미 기자
▲ 박민우(왼쪽)를 위로하는 박건우. ⓒ곽혜미 기자

NC 선수들은 입을 모아 '하위권 예상이 자극제가 됐다'고 말했다. 박민우도 마찬가지다. 한편으로는 하위권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이래저래 나쁠 것 없으니 밖에서 보는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지난해처럼 결과로 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내년 시즌 준비를 시작한 박민우는 지난달 29일 2023년을 돌아보면서 "하위권이라는 평가는 선수들이 독기를 품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약간 편한 느낌도 있었다. 우승 후보다, 상위권 후보다 했으면 진짜 잘해야 하고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들었을 거다. 그런데 꼴찌할 거다, 하위권이다 하니까 반대로 마음 편하게 하자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렇게 했더니 초반에 1위도 하고"라고 말했다.

NC는 지난 2022년을 6위로 마쳤다.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하려면 뭔가 달라졌어야 했는데, 겨울 동안 6위 전력에서 특별한 보강 요소가 없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 복귀를 택하면서 공수에서 큰 구멍이 생겼다. 경험 많은 박세혁 영입으로 전력 누수를 최소화했지만 물음표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외국인 선수는 투수 2명과 타자까지 모두 바꿨다. NC에서 4년을 보낸 드류 루친스키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것 역시 양의지의 이탈 만큼 치명타로 보였다. 게다가 새 외국인 선수 3명 가운데 2명은 봄부터 아팠다. 테일러 와이드너는 개막 직전 허리 디스크를 앓았고, 제이슨 마틴은 옆구리 통증으로 귀중한 시즌 초반에 한 달이나 결장했다.

▲ 박민우 페디 ⓒ곽혜미 기자

박민우는 올해도 NC가 하위권으로 분류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내년 캠프 가면 나올 거다.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빠졌고 또 특별한 보강도 없었다. 구창모(상무 입대)도 빠졌고 해서 하위권으로 예상받을 것 같다"며 "그래도 크게 개의치 않고 하겠다. 아무래도 KBO리그는 전력에서 외국인 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그럴 수 있다. 새로 온 선수들이 페디만큼 하지 못한다는 법도 없다. 외부 평가는 신경쓰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한 단계라도 위에서 시작해야 우승으로 가는 문이 넓어진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다. 박민우는 NC가 포스트시즌 6연승을 달리는 동안 8안타 6볼넷으로 맹활약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타수 1안타 1볼넷,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0타수 4안타 4볼넷,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8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5차전까지 3경기는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 11타수 1안타 1볼넷에 그치고 말았다.

박민우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원정경기가 이어져서 이동 때문에 더 힘들었다"며 "우승하려면 정말 1, 2위로 정규시즌을 마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번은 해봤으니까 은퇴할 때까지 또 한 번은 해보고 싶다. 양 손에 반지 하나씩만 껴도 소원이 없을 것 같다"며 두 손을 바라봤다.

▲ 박민우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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