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회장 "기준금리 연말엔 연3%… 성장률 최고 2.1%"

이미선 2024. 1. 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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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PF 부실 최대 위험 꼽아
집값은 보합·하락 전망이 우세
가장 유망한 투자처 주식·채권
양종희(왼쪽부터) KB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사진 연합뉴스.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올해 우리 경제를 위협하는 최대 리스크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대출 부실 문제를 꼽았다. 이들은 올해 기준금리 수준을 연 3.0%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은 1%대 후반 또는 2%대 초반을 내다봤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고금리 지속과 경기 회복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상환능력이 떨어진 개인 및 기업 차주나 부동산 PF 관련 자산의 부실이 우려된다"며 "특히 지방 PF 사업장, 제2금융권의 과다 채무자 등의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금리, 공사비·미분양 증가 등으로 사업성이 나빠진 부동산 PF 대출은 일부 건설사 부실화, 비은행 중심 금융권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로 코로나 팬데믹 기간 급증한 가계·기업 부채의 부실이 드러나고, 이들의 소득과 이익이 개선되지 않는 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PF 부실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충당금 적립 확대를 비롯해 부동산 PF 위험 규모별 세분화 관리, 부동산 PF 핀셋 시나리오 테스트·모니터링, 자체 PF 정상화 펀드 설정 등을 제시했다. 부동산 PF 뿐만아니라 가계·기업대출 부실 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도 어두웠다.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 보합 및 하락을 예상하는 쪽이 많았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새해 건설투자 감소 가능성이 크고,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계속 오르고 고금리·물가 등으로 소비심리도 위축되는 만큼 부동산 시장의 빠른 반등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전국 부동산 가격은 작년 말과 비교해 서울과 수도권은 보합 수준에 머물고 지방의 경우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매물 누적, 매매량 감소,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하라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0~1%의 보합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의견도 있었다. 함 회장은 "규제 완화 영향이 집중된 수도권으로 매수세가 쏠리며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의 올해 아파트 가격은 전년 같은 달 대비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금융그룹 회장들은 부동산 PF 외에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하락, 중국 경기 침체, 국내외 선거 등도 경제 불안 요소로 봤다.

임 회장은 "미국 오피스 공실률 증가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 가능성도 크다"며 "부동산 PF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잠재 위험이 현실화하면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 적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우리나라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의 경기 부진 장기화와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한국의 수출주도형 성장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세계 50여 개국이 대선과 총선 등을 앞두고 있어 각국의 경제정책 등 글로벌 정세 전반의 불확실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 전망과 관련해 금융지주 수장들은 한은이 올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1~2차례 내리면서, 연말에는 금리가 연 3.0%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대 후반부터 2%대 초반 수준으로 점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부터 후반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연평균 1270원대에서 128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해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는 채권과 주식을 언급했다. 양 회장은 "올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긴축에서 완화로 바뀌며 채권과 주식 가격의 동반 상승이 예상된다"며 "국채를 포함한 우량 채권의 투자 매력이 계속되고, 주식은 반도체를 포함한 AI 혁신 테마 중심의 분할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대 금융그룹 회장들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과 이자이익의 제한적인 성장 등으로 올해 경영 여건이 작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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