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 무용지물"...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에야 신용등급 10계단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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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의 경보 기능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2012년 동양그룹 사태, 2016년 조선·해운사 구조조정 사태 등을 거치며 늑장 등급조정이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렸고, 이번에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등급 조정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공시한 후 약 1~5 시간 만에 이뤄졌다.
신평사 중 빨랐으나 신용등급 조정 관련 경보 알람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 애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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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 늑장 조정 계속돼…“업체 눈치만 봐”
신용평가사의 경보 기능이 상실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2012년 동양그룹 사태, 2016년 조선·해운사 구조조정 사태 등을 거치며 늑장 등급조정이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렸고, 이번에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 태영건설의 우발채무가 조 단위라는 집계와 우려가 꾸준히 나오는 와중에도 신평사는 등급을 한 단계만 낮잡았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이 결정되면서 신평사들은 업체의 신용등급을 10계단 내렸다. 평가받는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는 비즈니스 관계가 형성돼 있고, 신평 3개사 간에도 서로 눈치를 보면서 기업 등급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는 태영건설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CCC로 10 단계 내렸다. 기업어음은 A2-에서 C로 일제히 조정했다. 이같은 등급 조정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고 공시한 후 약 1~5 시간 만에 이뤄졌다.
통상 CCC 등급은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작년 6월부터 유지한 A- 등급은 원리금 상환이 가능한 등급으로, 작년 하반기 태영건설에 대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022년 말 태영건설의 장기신용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으나 이후 채권 등급 조정에는 소극적이었다. 티와이홀딩스로부터 4000억원 차입 결정을 한 작년 초에는 오히려 '단기 유동성 대응력 개선에는 긍정적'이라며 거시전망과 대조적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등급을 내린 건 2023년 6월이었는데, 3분기 보고서가 나온 후에도 시장 우려는 반영되지 않았다. 워크아웃 가능성이 선명해진 지난달 27일에 와서야 장단기 감시(신용등급 하향검토) 대상으로 등재했다가 이후 10계단 내린 것이다.
한국기업평가도 작년 6월 회사채 등급과 기업어음 등급을 한 단계 내린 적은 있지만, 이후 소식은 뜸했다. 당시 등급을 내리면서도 회사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하거나 기업어음 전망을 제시하지 않는 등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등급하향 조정 부담은 피한 것이다.
한국신평가 역시 지난달 20일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하향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신평사 중 빨랐으나 신용등급 조정 관련 경보 알람을 투자자들이 받아들이기 애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신평 3사의 소극적인 행보가, 기업이 비용을 부담하는 비즈니스 관계가 형성돼 있고 신평 3개사 간에도 서로 눈치를 보면서 기업 등급을 조정하는 관행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같은 사례가 반복되면서 신평사의 투자 손실 경고등 역할도 마비되고 있다는 우려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앞서 시장에 굵직한 문제가 터졌을 때도 신평사의 대응은 미흡했다.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한기평는 무보증 후순위채권 등급을 기존 BB-에서 CCC로 내렸다. 한신평은 영업정지 결정 후에야 한기평을 따라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평가사가 현장 실사 없는 부실평가로 투자자 피해를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양 사태(2012년), 조선·해운사 구조조정 사태(2016년) 때도 상황은 같았다.
신평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등급 조정을 수시로 오락가락하는 것은 채권시장에 오히려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다"며 "워크아웃 신청이라는 결과물이 등급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주식 시장은 물론, 투자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한 과정에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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