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16조 사고 개인은 16조 판 주식은?

이주빈 기자 2024. 1. 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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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6조원을 웃돌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6조733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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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2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삼성전자 주가 현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한 해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6조원을 웃돌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들인만큼 순매도하는 대신 포스코홀딩스 등 이차전지주의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은 16조7337억원이다. 지난해 상장 종목 중 순매수액이 가장 많다. 한국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가장 규모가 큰 순매수액이기도 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해왔다.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율은 2022년 49.6%에서 지난해 53.9%로 증가했다.

다음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이 많은 종목은 에스케이(SK)하이닉스(2조7683억원)였다. 지난해(8418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나정환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외국인은 반도체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불확실성이 덜한 에스케이하이닉스를 주로 순매수했는데 지난해에는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 등에 힘입어 삼성전자도 많이 사들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연일 오르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해 12월28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64% 오른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7만8000원대에 거래된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2년여 만이다. 지난 2022년 종가(5만5000원)와 견주면 42.72%(2만3500원) 올랐다.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10만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 목표주가로 9만원을 제시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이치비엠3 시장에 삼성전자의 진입이 예상된다. 연말·연초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들로 에이치비엠3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비엠은 인공지능(AI) 전용 메모리 반도체로 기대되며 수익성이 좋은 고사양 제품이다.

개인 투자자의 투자 방향은 반대였다. 개인 투자자는 2022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수(16조702억원)했으나, 지난해에는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순매도(16조1923억원)했다. 개인 투자자가 지난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포스코홀딩스(11조3323억원)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엘지(LG)에너지솔루션 등이 상위 10개 매수 종목에 포함됐다. 지난해 개인 투자자들은 대형 반도체주를 팔고 이차전지주에 집중 투자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6만전자에 지쳤던 개인 투자자가 7만전자가 되자마자 ‘팔자’에 나섰지만, 8만전자가 되면 다시 ‘사자’로 돌아서며 삼성전자 주가를 떠받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삼성전자 주가에 대한 관측은 엇갈린다. 나정환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개선에 기반해 반도체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며 “반도체나 바이오주 등이 올해 주도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반도체주 주가 상승은 올해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 올해는 지난해만큼의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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