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빈자리 누가 잡을까”…새해 스트리밍 플랫폼 ‘격전’
아프리카TV 올해 사명·명칭 등 싹 바꾼다
네이버 ‘치지직’ 스트리머 확보 올인
‘네이버 참전’ 시장 키울까 규제 옭아맬까
우선 아프리카TV(067160)는 전체적인 브랜드와 사명, 체계를 싹 바꾸고 새로움으로 승부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신규 플랫폼 ‘숲’(SOOP)을 올 상반기 론칭해 플랫폼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다. 후발주자인 네이버도 신규 플랫폼 ‘치지직’을 통해 스트리머 확보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에 새로운 플랫폼 ‘숲’을 론칭할 예정이다. 우선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론칭하고, 이후 ‘숲’ 브랜드를 국내 플랫폼에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BJ(1인 온라인 방송인), 별풍선(BJ 후원시스템) 등 기존 시스템과 명칭, 그리고 사명까지도 변경할 방침이다.
정찬용 아프리카TV 대표는 지난달 30일 서울 잠실에서 열린 ‘BJ대상’ 시상식에서 “플랫폼 사업 확장을 위해 새로운 브랜딩이 필요한 시기”라며 “사명 변경과 함께 라이브 스트리밍 진행자를 지칭하는 BJ, 후원에 사용되는 별풍성 등의 명칭 변경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라는 명칭 자체에 ‘TV’가 들어가면서 생기는 인식의 틀과 제한을 벗어던지겠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으로의 플랫폼 확장도 추진한다. 주요 콘텐츠는 ‘게임’(이스포츠)가 될 전망이다.
채정원 아프리카TV 이스포츠&게임콘텐츠사업부문장은 “해외에도 스트리밍 시장의 강자들이 있지만 우리는 게임, 특히 이스포츠 중심 콘텐츠로 승부할 계획”이라며 “최근 태국 법인을 확대 개편 중에 있고, 현지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치지직’ 공개 이틀만에 최고 시청자 11만명을 기록하며 네이버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대 화질 1080p 60프레임 등 고화질 해상도, 텍스트 음성전환 등 기술적 지원도 제공한다. 아프리카TV의 별풍선에 해당하는 ‘치즈’도 선보였다.
네이버는 후발주자인만큼 스트리머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미 ‘침착맨’(웹툰작가 이말년), ‘릴카’ 등 트위치에서 활동하던 유명 스트리머 일부가 ‘치지직’으로 넘어온 상태다. 각종 서비스가 연계돼 있어 스트리머 풀만 확보한다면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위치는 국내 시장에서 다음달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기준으로 트위치는 그간 국내 시장 1위(52%) 스트리밍 플랫폼이었다. 2위는 45%의 아프리카TV다. 트위치가 다음달 철수하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은 다른 플랫폼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아프리카TV와 네이버가 공격적으로 구애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때문에 아프리카TV와 네이버간 신경전도 상당하다. 아프리카TV 창업자인 서수길 최고BJ책임자(CBO)는 최근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서 “전 세계에서 트위치, 유튜브 라이브 방송 제대로 못한 곳은 우리나라(한국) 밖에 없다”며 “본질을 빼고 나오지도 않은 ‘찌지직’, ‘뿌지직’ 갖고 얘기한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네이버의 ‘치지직’을 겨냥한 발언이어서 눈길을 모았다.
아프리카TV와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하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갖고 있는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연계한다면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네이버가 가진 상징적 의미 때문에 시장에 규제가 드리워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치지직’이 정식 서비스를 오픈하면 다양한 편의적 기능들이 붙게 돼 확장성이 더 커질 것이고 이용자들 입장에서도 더 편리해질 것”이라면서도 “다만 네이버는 국내 거대 포털인만큼 정치권과 사회에서 감시와 견제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자칫 정치적 시각이 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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