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청년 CEO들의 약속…"갑진년, 나의 해로 만들 것" [2024 신년특집]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제의 불안으로 2024년이 밝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어둡기만 하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상황에서도 당찬 출사표를 던지며 자신만의 사업을 통해 꿈을 좇는 이들이 있다. 바로 우리 경제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청년 CEO’들이다.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을 맞아 올 한 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진 ‘용띠 청년 CEO’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황재원 J1 농업회사법인 대표 “올해 처음 사업 시작…초심 잃지 않을 것”
“처음 선보이는 저희 전통주, 용의 해인 올해를 가장 인상 깊은 한 해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용인에서 전통주 사업을 하고 있는 황재원 대표(35)는 올해 처음으로 이 분야에 뛰어든 ‘창업 새내기’다. 지난해 8월 ‘J1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한 황 대표는 이번 달 주류 출시를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황 대표는 탁주·소주·리큐어(Liquor)·기타 주류 등 4종류의 면허를 갖고 생산을 준비 중인데, 막걸리와 전통 방식의 소주 뿐 아니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리큐어도 J1의 주력 상품이다. 특히 배와 복숭아, 포도는 물론 겨울철에는 밤이나 고구마, 봄에는 깻잎이나 미나리 등 향이 풍부한 채소 등도 이용해 ‘맛깔 나는’ 새로운 리큐어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사실 황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은 새내기지만, 사실 이 분야에선 이미 준비된 인재였다. 호텔 경영을 전공했던 그는 호텔 구매팀, MD를 거쳐 네이버에선 전통주 카테고리 매니저를 담당했다. 이후 지난 2021년 수제맥주 회사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신사업팀으로 입사해 법인 설립부터 제품 개발까지 담당하는 업무를 약 2년 간 담당했다.
이후 황 대표는 독립해 자신의 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사업 준비 초반만 해도 적지 않게 투입되는 초기 비용으로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유통과 달리 제조업은 면허를 따기 전부터 인테리어나 설비 등이 갖춰져야 했고, 여기에 필수로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 초기에는 목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는 상황에선 대출조차도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비용이 2억원 가까이 들었는데,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법인 설립 초반에는 어려웠던 점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1988년생 용띠인 그는 ‘푸른 용의 해’ 갑진년을 맞아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 다짐을 하고 있다. 올해는 J1의 첫 주류 상품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뜻 깊은 한 해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GS리테일로부터 2억원의 투자도 받는 등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해 창업을 시작해서 올해가 실제 회사를 운영하는 첫 해인데, 그런 점에서 마음가짐이 남다른 것 같다”며 “사실 저희 회사는 제조업이다 보니 매일 꾸준하게 똑같은 일을 반복해야만 제품의 질이 유지될 수 있다. 사업을 하려고 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용띠’ 박수연 생각실현소 대표 “저희 브랜드를 더 알릴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올해는 저희 브랜드와 캐릭터를 더 확장하고 알릴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광명에서 ‘생각실현소’라는 캐릭터 콘텐츠 회사를 운영 중인 박수연 대표(35)는 ‘갑진년’ 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생각실현소는 캐릭터 영상 제작, 캐릭터 개발 및 컨설팅 등을 진행하는 캐릭터몬 서비스를 운영하며 캐릭터 콘텐츠 분야에서 혜성처럼 떠오르는 회사 중 하나다.
박 대표의 ‘생각실현소’는 화성시문화재단과 함께 화성시 대표 캐릭터인 ‘코리요’ 영상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고, 밀양시 대표 캐릭터인 ‘굿바비’로 콘텐츠를 만들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휴리와 친구들’이란 캐릭터를 론칭한 문구회사 ‘아모스’의 캐릭터 파트너사로 참여, 콘텐츠 제작은 물론 유튜브 마케팅까지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외부 캐릭터 외에도 생각실현소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캐릭터들 역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으로 ‘ZooZooSong - ABC kids song’은 전세계 아이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30만명을 상회하며, 가장 많이 나온 영상 조회수는 1천700만회를 넘길 정도다.
사실 박 대표는 지난 2021년 회사를 차리기 전부터 이랜드 그룹에서 캐릭터 ‘코코몽’을 제작하던 팀의 미디어 마케팅 총괄로 근무하며, 이 분야에선 잔뼈가 굵은 콘텐츠 전문가였다.
박 대표는 “나만의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5~6년차부터 했는데, 그 당시에도 캐릭터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계속 올라오는 것이 눈에 보였다”며 “기존 회사에 있으면 ‘코코몽’만 작업을 해야 하지만, 사업을 하면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움이 필요한 회사에 도움을 주며, 가능성 있는 IP들은 함께 끌고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자신이 처음 ‘생각실현소’란 회사를 설립할 당시만 해도 캐릭터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성공해 본 경험이 있는 회사들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정보 역시 폐쇄적이었다. 오히려 이 때문에 그는 ‘우리가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또 같은 해 운이 좋게도 광명시에서 시행 중이던 ‘청년 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법인을 차리고 독립을 했다.
회사를 이끈 지도 약 3년이 흐르며 그도 어느새 어엿한 청년 CEO로 성장했다. 함께 일하는 팀원들도 15명이나 된다. 하지만 사업 초기만 해도 힘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청년 대표다 보니 비즈니스로 사람을 만나면 실무자 급으로 어리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박 대표의 올해 꿈은 무엇일까. 용띠인 박 대표가 갑진년을 마주하는 마음가짐은 그 누구보다 남다르다.
그는 “올해는 채용이 많이 예정이 돼 있다”며 “함께 할 좋은 직원들을 잘 뽑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저희 브랜딩을 다지고 확장하는 해가 될 것 같고, 여러 캐릭터를 만든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에게 저희 회사가 있다는 걸 알리고 확장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다”며 “매출 역시 2배 이상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는 만큼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김정규 기자 kyu5150@kyeonggi.com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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