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약에 이어 항암 주사제도 '품절'…"정부 조치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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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약 1개가 품절이라 항암치료가 일주일 뒤로 밀렸습니다."
1일 의약계에 따르면 항암 주사제 5-FU는 지난달 14일부터 품절됐다.
암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지난달 27일 한 환자가 "항암약 중 1개가 품절이라 병원에서 일주일 뒤로 항암이 밀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9일 또 다른 항암 환자는 "부산인데 지난달 23일 약이 들어와서 밀렸던 항암치료를 하고 왔는데 다시 약이 품절돼 다음 항암치료는 1월8일부터 가능하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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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급중단 보고 안 올라와, 정부 해결방안 내놔야
"항암약 1개가 품절이라 항암치료가 일주일 뒤로 밀렸습니다."
최근 암환자들의 항암 치료가 늦어지고 있다. 항암 주사제 '5-플루오르우라실'(5-FU)의 품절이 영향을 미쳤다. 독감약, 해열제, 항생제 등에 이어 항암제까지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정부가 민관협의체를 꾸려 의약품 수급 불안정에 대응하고 있지만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의약계에 따르면 항암 주사제 5-FU는 지난달 14일부터 품절됐다. 일동제약이 위탁생산하고 JW중외제약이 제품을 공급하는데 일동제약이 설비·공정 개선 작업을 하다가 생산 일정에 차질이 빚어져서다. 지난달 22일부터 다시 5-FU 공급이 재개됐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여전히 치료 지연을 호소하고 있다.
암환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지난달 27일 한 환자가 "항암약 중 1개가 품절이라 병원에서 일주일 뒤로 항암이 밀렸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29일 또 다른 항암 환자는 "부산인데 지난달 23일 약이 들어와서 밀렸던 항암치료를 하고 왔는데 다시 약이 품절돼 다음 항암치료는 1월8일부터 가능하다고 한다"고 했다. 5-FU는 각종 항암치료에 사용하는 세포독성 항암제로 세계보건기구(WHO)의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될 정도로 치료 필수성이 인정된 약이다.
항암제뿐 아니라 독감약과 해열제, 항생제 등도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관리종합정보포털을 보면 독감약인 '타미플루캡슐75㎎'과 독감 주사제 '페라미플루주15㎖', 해열제인 '타이레놀8시간이알서방정'과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 소아도 쓸 수 있는 항생제 '셉트린정', 진해거담제 '코푸시럽' 등이 수급불안정의약품으로 지정돼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약품 대응 민관협의체'를 운영하며 감기약 등 의약품 수요 급증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도 의료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소아 호흡기질환 의약품을 중심으로 제약사 증산 협조 요청, 국가비축분 공급, 약가 인상 등의 조치를 시행해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항암제 공급 부족과 관련해서도 정부의 역할은 보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이동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 사무국장은 "정부의 조치는 엉망"이라며 "기본적으로 필수의약품은 수급 모니터링 단계나 회사의 공급중단 보고를 통해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관련 기관, 전문가들과 협의해 문제를 해결하는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내용이나 정부의 조치사항은 전혀 알려진 바 없다"며 "심지어 공급중단보고제도에 따른 공급중단 관련 보고내용도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에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국장은 "필수의약품 품절에 대한 모니터링부터 정부의 조치사항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고 향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까지 내놓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시민들이 안심하고 필수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 11월 한국병원약사회가 5-FU 공급부족을 보고한 즉시 제약사, 병원약사회와 긴밀히 협조해 재생산 일정을 앞당겼다"며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또 다른 제약사와 협의해 국내 공급업체를 기존 업체 포함 2개사로 늘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공급중단 부족 보고는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자 보고 내용의 사실 확인과 조치사항을 분기별로 공개해왔으나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시스템 개선을 추진해 이달 초부터는 보고 즉시 공개하고, 조치사항과 공급재개 여부는 향후 업데트해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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