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경영환경 어렵다…이자마진↓, 대손비용 늘고"

김남이 기자, 김도엽 기자 2024. 1. 1.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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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장 머니투데이 설문조사]


국내 주요 은행장들은 올해 은행업권의 경영환경이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으로 봤다. 특히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손 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위협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은행장들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면서 디지털 혁신 등 비대면 영업과 리테일·기업금융 등 은행 본연의 사업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정상혁 신한은행장·이승열 하나은행장·조병규 우리은행장·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은 1일 머니투데이가 진행한 '2024년 경제전망 및 경영전략 설문조사'에서 대부분 경영환경이 2023년보다 '다소 악화'할 것으로 봤다.

특히 5명의 은행장 모두 지난해 은행권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던 NIM의 하락을 위협 요소로 지목했다. 이와 함께 '자산건전성 악화 등 대손비용의 증가'를 우려했다. 이자마진이 떨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자영업자 부실 현실화 등이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상혁 은행장은 "취약차주, 자영업자 등 대출 이자상환부담 수준이 높아지고 브릿지론 등 부동산 PF 시장의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경기 하방 위험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승열 은행장도 "올해 은행업은 자산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NIM도 상반기를 고점으로 하락이 예상되면서 순이익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대출성장세 둔화도 전망된다. 조병규 은행장은 "은행권 경영환경은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순이자마진 하락, 대출 성장세 둔화, 대손비용 증가로 다소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석용 은행장 역시 "자산성장 제약과 건전성 악화로 올해 수익성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늘어난 가계부채와 빅테크·핀테크와 경쟁도 은행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소다. 이재근 은행장은 " 가계부채 디레버리징(감축)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고, 높은 비용 효율성 기반의 빅테크, 핀테크와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올해 리스크 관리에 중점...디지털 혁신과 은행의 기본을 강조
경영환경이 악화함에 따라 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내실 중심의 리스크 관리'를 올해 경영계획의 중심에 뒀다. 이석용 은행장은 "안정적 재무기반 유지를 위해 우량자산 중심 성장, 선제적 건전성 관리와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근 은행장은 '고객, 현장, 비대면 중심으로의 대전환'을 경영전략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고객이 KB 안에 머무는 매순간을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국내 1위 금융 슈퍼앱 KB스타뱅킹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고객과 현장, 비대면 중심의 프로세스 개선은 물론 내부 관리체계에 이르는 경영체계 전반을 개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신기술 기반 고객경험 제고'를 중심으로 금융플랫폼 '신한 슈퍼SOL'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정상혁 은행장은 "대환대출·예금비교 플랫폼 등으로 금융기관 간 고객의 이동이 수월해지는 만큼 데이터 기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고객별 상품 라인업 다변화 등 차별적 고객솔루션을 통한 고객 락인(Lock-In)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열 은행장은 '본업 강화'에 집중한다. 그는 "(업의 기본 강화를 위해) 손님 기반을 확대하고, 리테일의 핵심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또 하나은행만의 강점인 자산관리·외국환·자금시장 등의 사업에 대해 더욱 차별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반과 디지털 분야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조병규 은행장도 '핵심사업, 미래금융'을 강조했다. 특히 기업금융 강화를 힘쓸 계획이다. 조병규 은행장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성장단계와 규모에 맞춘 금융지원으로 기업과 동반 성장할 것"이라며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우리나라 금융의 글로벌화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했다.

이석용 은행장은 경영 목표로 "'고객이 먼저 찾는 매력적인 은행'으로 고객 중심의 조직환경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했다. △핵심사업 경쟁력 제고 △디지털금융 생태계 구축 △미래성장 수익구조 조성 △지속가능 성장기반 마련 등을 중심으로 올해 경영전략을 짰다. 이와 함께 전 은행이 올해 상생금융도 주요 경영전략으로 제시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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