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행복한 새해’란? 가자지구서 최소 100명 사망

홍석재 기자 2024. 1. 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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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입니다. 하지만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이 모두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새해 앞에 '행복한'이란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no 'happy' New Year)."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석달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방위군(IDF)은 31일(현지시각) 자정이 갓 지난 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새해 첫 글에서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129명의 이스라엘 인질들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며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로켓포를 발사하는 걸로 2024년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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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 로이터 UPI AFP 연합뉴스

“‘새해’입니다. 하지만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이 모두 집으로 돌아올 때까지 새해 앞에 ‘행복한’이란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no ‘happy’ New Year).”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석달 가까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방위군(IDF)은 31일(현지시각) 자정이 갓 지난 시각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새해 첫 글에서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129명의 이스라엘 인질들이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다”며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로켓포를 발사하는 걸로 2024년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하마스의 군사조직인 알카삼 여단은 성명을 내어 이날 자정을 넘어선 직후 텔아비브에 M-90 로켓을 여러발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국 시엔엔(CNN)은 “이스라엘군이 새해가 시작된 지 불과 몇분 만에 하마스가 발사한 최소 12개의 로켓을 요격했다”며 “이스라엘 남부와 중부 곳곳에서 로켓 경보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2023년의 마지막 날인 31일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향해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가자지구 중부 주택가를 향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00명이 숨지고 28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7일 전쟁이 시작된 뒤 2만명 넘는 이들이 숨졌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쪽 모두 새해에도 타협 없는 전투를 이어가겠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이다.

세밑을 전후로 한 공방에서 보듯 이스라엘군과 하마스는 올해도 당분간 거센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0일 대국민 연설에서 지금까지 8000명 넘는 하마스 무장대원을 제거했다고 밝히면서도 “전쟁이 수개월 동안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하고, 5개 여단 병력을 철수시키면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잠시나마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이스라엘군이 그동안 해온 것처럼 민간인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대규모 소탕 작전 대신, 하마스 잔당 제거를 위한 저강도 ‘핀포인트’(정밀타격) 작전으로 돌아서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가자지구 각 지역에 맞는 전투 방법과 최선의 방법으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병력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스라엘은 병력 조정을 통해 예비군 일부를 사회로 복귀시켜 경제 회복을 돕고, 상비군들 가운데 장기 전투에 필요한 지휘관 인력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새해에도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전쟁 개시 86일째인 31일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선 어린이 9000여명, 여성 6450여명을 포함해 2만1822명이 숨졌다. 그 밖에 7000여명이 실종 상태고 다친 이들은 5만6400여명에 이른다. 집을 잃고 난민 신세가 된 이들은 가자지구 전체 인구 230만명 가운데 80%가 넘는 190만여명에 달한다.

로이터 통신은 난민들이 피난 구역인 남부 라파흐의 길거리와 들판 등에 설치된 임시 텐트에 모여 담요와 취사도구 등 최소한의 생필품만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 주민 수잔 카데르는 통신에 “우리는 전쟁 이후 집을 잃고 길에서 밥을 먹고, 길에서 살고, 길에서 죽었다”며 새해에는 반드시 전쟁이 끝나야 한다는 절박한 바람을 드러냈다. 12살 무나 사와프는 “2024년에는 모든 것이 해결되고 삶이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며 “집으로 돌아가서 평상시처럼 옷을 입고, (엄마 아빠의) 심부름을 하고, 집도 고쳐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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