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반도체 수출 ‘연간 최대’···2024년 ‘메모리 훈풍’ 기대감
지난해 12월 국내 반도체 수출이 연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수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줄곧 상승세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조 단위 적자에 빠진 반도체 업계가 올해 대규모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은 110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2022년 8월 이후 계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11월 12.9% 증가하며 16개월 만에 반등했다. 2개월 연속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며 2023년을 마무리한 모양새다.
메모리 제품인 D램과 낸드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12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1월보다 6.45% 상승한 1.65달러였다. 2년 넘게 하락했던 D램 가격은 지난해 10월 반등에 성공한 뒤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낸드 범용제품인 메모리카드·USB용(128Gb 16Gx8 MLC) 제품 가격도 계속 올랐다.
이는 주요 공급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인 영향이 크다. 지난해 초 메모리 업계는 수요 급감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감산에 돌입했다. 그 결과 재고가 차츰 해소됐고, 이제는 주요 수요처 주문이 다시 몰리는 추세다.
생성형 AI 시장 확대도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온기를 더하고 있다. 미국 엔비디아·AMD 등은 AI 연산작업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SK하이닉스 등에서 만든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장착한다. D램 여러개를 묶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끌어올린 제품인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 15억달러에서 2025년 56억달러로 3.7배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트워크 연결 없이 스마트폰·PC 등 기기만으로 AI 작업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도 호재다. 이달 중순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시작으로 애플 ‘아이폰 16’ 등에 AI 기능이 탑재된다. 김동원 KB 증권 연구원은 “AI 기능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PC, 가전, 자동차 등 실생활의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며 커스터마이징(맞춤 제작)된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삼성전자 주가는 2023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기준 7만8500원으로 연초 대비 41.9%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무려 8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는 내년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영업이익을 13~15조원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DS부문이 낸 12조원가량의 손실을 전부 메우고도 남는 숫자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8조원으로 집계돼 올해 손실을 대부분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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