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첫 우위 한동훈…새해 첫 과제 여전히 '김건희 특검법'

노선웅 기자 김정률 기자 2024. 1. 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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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서 24%…이재명 22% 오차범위 내 앞서
특검법 거부권 행사 반대 65%…70세이상 외 전 연령대 부정적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2024.1.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김정률 기자 =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처음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내 앞선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한 위원장의 새해 첫 과제는 여전히 '김건희 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 처리가 될 전망이다.

일찍이 한 위원장은 이를 '총선용 악법'이라며 비판해왔지만, 야당의 단독 처리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만이 남은 상황에서 국민 65%가 거부권 행사를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이에 대한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일 한 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신년 인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여론의 우려가 크다'는 지적에 "대장동 (특검법)도 올라와 있지 않냐. 그건 총선 전 수사와 재판을 마비시키겠단 의도가 보이는 법이고 도이치모터스 특검 역시 여러 차례 왜 그게 총선용 악법인지 설명 드렸다"며 "그런 법만 가지고 총선을 치르는 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다.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쌍특검법'(김건희·대장동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된 직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거부권은 국민을 위해서 당연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한 위원장은 이후 절차에 대해 당에서 잘 논의 후 결정하겠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법 관련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한 여러 여론조사 결과,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답변이 '행사해야 한다'는 답변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해 12월 28~29일까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65%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변한 반면, 행사해야 한다는 25%였다.

연령별로 7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50% 이상이었다. 지역별로는 전 지역에서 거부권 행사에 대한 부정적 응답이 높았다. 대구·경북(TK)에서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56%였다.

또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경향신문 의뢰로 지난해 12월 29일~3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1명에게 물은 여론조사에서도 거부권 행사가 적절하다는 응답은 23%,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62%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였다.

세대별는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에서 적절 의견보다 부적절 의견이 오차범위 밖으로 우세했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부적절 의견이 50%를 넘었다. 대구·경북에서는 부적절 의견(48%)이 적절(36%) 의견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4년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1.1/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이에 같은 시기 '차기 대통령 선호도' 관련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오차범위 내 제치고 1위를 기록한 한 위원장이 여론의 압박으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스탠스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갤럽이 중앙일보 의뢰로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지지율에서 한 위원장은 24%, 이 대표는 22%를 각각 기록했다. 이들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난해 9월 이후 1, 2위를 차지했지만 한 위원장이 이 대표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울과 대전·세종·충청 등 캐스팅 보트이자 무당층이 많은 지역에서 한 위원장이 근소한 차이로 앞서는 결과가 나오면서 이러한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건희 특검법을) 털고 가지 않으면 총선에서 이기기 힘들다"며 "(대통령실 거부 방침에도) 한 위원장이 이를 받아 들이겠다는 식으로 주장 해야한다"며 "(그렇지 않고 대통령실 입장을 따라가면) 한 위원장의 입지가 좁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신 교수는 "지금으로 봐서는 가능성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 이 상태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실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거부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주재하는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같은 상황이 한 위원장의 결단에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그럴 경우 새해부터 이를 둘러싼 여야 관계는 급랭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민주당은 여야 합의가 안 될 경우 오는 9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단독 처리도 벼르고 있어 여야 관계는 더욱 수렁에 빠질 전망이다.

한편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uen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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