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에 자금 경색 우려… PF-ABCP 거래량 급감

태영건설이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자금 경색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태영건설 본사 모습. /연합뉴스

1일 신한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넷째 주 A1급과 A2급 PF-ABCP 거래량은 각각 2조1600억원, 3400억원이었다. 지난해 11월 넷째 주 A1급과 A2급 거래량은 각각 6조1600억원, A2급은 6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만에 각각 65%, 47% 줄어든 셈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설이 나온 지난해 12월 둘째 주부터 PF-ABCP 거래량이 급감했다. A1급은 같은 달 둘째 주 3조4000억원, 셋째 주 2조8900억원, 넷째 주 2조1600억원으로 줄었다. A2급도 둘째 주 4500억원, 셋째 주 3800억, 넷째 주 3400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태영건설 워크아웃으로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중순 금융 당국도 PF 부실 문제에 대해 자기책임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PF 안정성이 저하되기 시작했고 대주들도 PF 연체율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며 “만기 연장 횟수가 누적돼 다수 브릿지론의 사업성 훼손 정도가 커졌다”고 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건설업 전반에 위기감이 퍼지면 유동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업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정상 사업장을 포함한 건설 부문 전방위적으로 투자자금이 유출되고 신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악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며 “재무 안정성 지표와 유동성 대응력을 함께 주시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2022년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유동성 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고랜드 사태 때는 지방자치단체마저 신용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와 오해가 쌓이며 유동성이 급격히 경색됐다”며 “부동산 PF는 이미 1년 넘게 시장에 노출된 악재이기 때문에 정책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대비가 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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