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무역적자 99.7억달러…대美 수출, 中 이어 2위로(종합2보)
12월 월간 대미 수출 20년 만에 중국 제쳐…수출 3개월 연속 플러스
(세종=뉴스1) 이정현 임용우 기자 =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지난해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다만 자동차·선박 수출호조와 반도체 수출 회복 등 전체적인 수출 실적 개선에 힘입어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수출은 전년대비 7.4% 감소한 6326억9000만달러, 수입은 12.1% 감소한 6426억7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상반기(-263억달러)까지 이어지던 적자가 하반기(163억3000만달러)부터 플러스 전환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2022년 무역수지 적자액(-478억달러)과 비교해도 그 규모는 크게 줄었다.
자동차 수출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반도체는 1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5개 수출 품목별로 살펴보면 자동차, 일반기계, 선박 등 3개 품목의 수출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액은 708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1.1%, 일반기계는 534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6%, 선박은 219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0.9% 각각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 수출액은 986억3000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하면 23.7% 실적이 후퇴했다. 다만 반도체 수출은 지난 1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수출 개선 흐름이 지속하면서 지난 11월 플러스 전환한 이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고정가격 또한 지난해 3분기 저점 이후 감산 효과 본격화 영향으로 개선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작년 석유화학 수출액은 456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9% 줄었고, 석유제품은 521억6000만달러로 17% 수출액이 감소했다. 철강은 352억1000만달러로 8.4%, 차부품은 229억6000만달러로 1.5%, 디스플레이는 185억9000만달러로 12.1%, 바이오헬스는 133억5000만달러로 18% 수출액이 전년 대비 각각 줄었다. 이 밖에 무선통신은 154억7000만달러로 10.2%, 컴퓨터 74억5000만달러로 53.3%, 섬유는 109억2000만달러로 11.2%, 이차전지는 98억3000만달러로 1.5%, 가전은 79억5000만달러로 1.0% 연간 수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지난 한해 우리 수출시장에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한층 약화한 중국 의존도다. 대(對)중 수출 비중이 줄어든 반면, 자동차·기계·이차전지 호조에 힘입은 대미 수출이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중국에 이어 2위 수출 시장으로 복귀했다.
대중 수출은 19.9% 줄어든 1248억4000만달러 규모로 축소됐다. 중국 경기 둔화와 반도체를 비롯한 중간재 수출 부진에 따른 영향이다. 이에 따라 작년 한해 우리나라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2022년 22.8%에서 지난해 19.7%로 내려왔다.
반면 지난해 미국으로의 수출은 자동차, 기계, 이차전지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1157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8.3%까지 확대돼 아세안(17.3%)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는 2002년(20.2%) 이후 최대치다. 이에 따른 대중-대미 수출 간 비중 격차는 2003년(0.5%p) 이후 최소 수준인 1.4%p로 좁혀졌다.
특히 지난해 미국으로의 전기차 수출액(2023.1.1.~12.25)은 59억1000만달러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9개 수출 지역별로 보면 미국 외에 유럽연합(EU)과 중동, CIS(독립국가연합)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EU는 682억6000만달러로 0.3% 소폭 증가했고, 중동은 188억1000만달러로 7.3%, CIS는 127억6000만달러로 13.2% 각각 전년 대비 수출이 늘었다.
반면 아세안은 1092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2.5% 수출이 감소했고, 일본 290억6000만달러(-5.1%), 중남미 246억2000만달러(-7.4%), 인도 179억6000만달러(-4.8%)로 각각 수출이 전년 대비 줄었다.
수출 증가 지역의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효과에 따른 폴란드(+14.8%)·UAE(+11.9%)·사우디(+9.4%) 대상 수출이 일제히 증가세를 탔다는 점이 눈에 띈다.
폴란드는 양극재, 방산에서 증가하며 독일에 이어 EU 내 제2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UAE는 자동차·차 부품·일반기계 수출을 중심으로 2018년 이후 5년 만에 40억달러 이상 수출실적을 달성했다. 사우디는 자동차 수출 호조세와 함께 네옴시티와 같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와 연계한 기계·철강 등 수출 증가에 힘입어 2017년 이후 수출 50억달러 대를 회복했다.
대중 수출은 리오프닝 효과 미미 등 경기둔화 영향으로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지난 8월 이후 5개월 연속 100억달러대를 회복하면서 개선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분기 전년대비 –29.7%까지 곤두박질 쳤던 대중 수출증감률은 2분기 –22.2%, 3분기 –20.8%, 4분기 –4.4%까지 마이너스 폭이 줄었다.
한편, 지난 12월 월간 수출 실적은 576억6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1%, 수입은 531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8%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4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연속 플러스(+) 기록이다.
반도체 수출이 작년 월 최대실적인 110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자동차 수출은 18개월 연속 상승세 등을 이어가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특히 지난달 대(對)미 수출은 113억달러를 기록,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이는 지난 2003년 6월 이후 20년6개월 만이다.
방문규 산업장관은 "올해도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을 최선두에서 이끄는 핵심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범정부 정책역량을 총결집하여 총력 지원하겠다"면서 “수출시장다변화를 위해 올해 총 1조원 규모로 수출 마케팅을 집중 지원하는 한편, GCC, UAE, 에콰도르 등 올해 타결한 4건의 FTA 발효를 신속히 추진해 우리 기업들의 시장진출 여건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홍해 해협 사태에 따른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 등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대외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는 범부처적 대응체계를 통해 철저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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