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데믹③]"신종감염병 잡아라"…'신무기' 개발 총력전
대응 관건 '속도'…기술구축 주력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코로나19,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독감 등 감염병이 잇달아 일상 속에 파고들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미지의 감염병과 싸울 무기를 갖추는 데 발 벗고 나섰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넥스트 팬데믹 대응을 위한 백신 개발에 분주하다. 꼭 신종 감염병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보건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국제 기구·기관과 머리를 맞대고 공동 대응하는 방법도 택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작년 11월 국제 비영리 연구기관 힐레만연구소와 '2세대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1976년 처음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질환은 아프리카 등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시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인 출혈열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망률이 50%에 달한다.
현재도 MSD '에르베보', 존슨앤드존슨 '제브데노'가 에볼라 백신으로 나와 있다. 하지만 이 질환이 2014년 전 세계로 확산되는 유행을 겪은 뒤 제약사들은 백신이 적기에 충분히 공급될 수 있도록 차세대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번 계약으로 SK는 백신 생산 공정, 생산 효율성, 열 안정성 측면에서 개선된 2세대 에르베보의 개발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앞서 작년 10월엔 국제기구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손잡고 감염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플랫폼 기술 확보에도 나섰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쓰인 mRNA는 빠른 신약 개발 및 제품 제조가 강점인 기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mRNA 플랫폼을 구축,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라싸열 바이러스를 mRNA 백신 플랫폼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다.
일동제약 및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의 경우 미국 정부기관과 공동 연구 중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지난 8월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와 협력해 신종 감염병 대비를 위한 임상시험인 'STRIVE'를 국내에서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립감염병연구소가 NIAID와 협력하는 약물이 바로 일동제약과 시오노기제약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다. STRIVE 임상은 NIAID가 새롭게 시작하는 팬데믹 대비 치료제 개발 임상지원 프로그램이다.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새로 개발하는 항바이러스제, 면역조절제 등을 평가할 예정이다.
같은 달 현대바이오사이언스도 미국 NIAID와 팬데믹 대비 항바이러스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바이오가 임상을 진행한 코로나19 치료제 '제프티'를 여러 항바이러스제로 개발할 수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현대바이오는 인플루엔자, 파라인플루엔자, 메르스 등 팬데믹 유발 가능성이 높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전임상에 착수했다.
팬데믹 대응 관건은 '속도'…기술 구축 주력
HK이노엔은 질병관리청과 함께 생물 테러 대응용으로 개발한 2세대 두창(사람 두창) 백신을 엠폭스(원숭이두창)에도 쓸 수 있도록 비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내년 상반기 비임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동시에 진행 중인 사람두창과 원숭이두창을 적응증으로 하는 3세대 백신 개발은 비임상이 완료됐다.
아프리카 풍토병인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발진성 감염병이다. 작년 5월 유럽,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해 국내에선 올 10월 기준 150여명이 누적 발생했고 최근까지도 일본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GC녹십자는 질병관리청과 세계 최초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 'GC1109'를 공동 개발해 지난달 허가 신청을 냈다.
탄저균에 의해 발병하는 탄저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률이 97%에 달하는 1급 법정 감염병이다. 탄저균에 의해 사람이나 가축에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탄저 포자를 흡입하거나 감염된 동물 혹은 부산물에 피부가 노출됐을 때 감염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아프리카 잠비아에서 탄저병 의심 환자가 600명 넘게 나왔다고 전했다.
GC녹십자는 생물테러 등 국가위기 상황에 대비하고자 지난 2002년부터 질병청의 연구용역사업을 통해 탄저백신 개발을 진행해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종 감염병이 계속 발발할 거라는 건 전 세계의 공통적인 전망이다"며 "발발 주기는 짧아졌고 유행 규모는 커졌다. 개발한 약에 대해 후유증, 롱코비드 등 다각도의 후속 연구를 진행하면서 넥스트 팬데믹 대응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팬데믹으로부터 인류를 지켜내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속도'라는 점을 전 세계가 공감한다"며 "빠른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정부가 지원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한 후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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