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센텀시티도 연 매출 2조 돌파...몸집 키우는 백화점들

정인지 기자 2024. 1. 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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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매출이 2조원을 웃도는 백화점 지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1일 부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서울 외 지역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지난해 강북 상권 최초로 2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단일 백화점 점포로는 최초로 연간 매출 3조원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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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야경/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연간 매출이 2조원을 웃도는 백화점 지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많은 상품이 온라인에서 구매 가능해지면서 백화점은 고급·특화 전략으로 선회한 덕분이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방한 외국인이 늘어난 점도 매출 성장에 톡톡히 도움이 되고 있다.

1일 부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서울 외 지역 백화점으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창원·양산 등 인근 지역 수요까지 끌어들였다. 센텀시티 방문고객 중 부산 시민은 45%, 그 외 지역이 55%에 달했다. 개점부터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주요 명품군을 보유한 데다 지난해 2월 영패션 전문관 '하이퍼그라운드'와 '뉴컨템포러리 전문관'를 새로 꾸미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크루즈 관광 회복으로 외국인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센텀시티점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668% 뛰어, 신세계백화점 전체 점포 중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부산 해운대에 있어 시내 면세점, 웨스틴조선 부산, 그랜드조선 부산, 부산 프리미엄아울렛 등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중국, 대만, 일본, 미국뿐 아니라 그리스, 캐나다, 호주, 독일, 영국, 사우디 등 총 80개국의 외국인들이 센텀시티점을 찾았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지난해 강북 상권 최초로 2조원의 매출을 거뒀다. 지난해 서울시와 함께 '명동 페스티벌' 등 상권 살리기 이벤트를 비롯해 마뗑킴, 앤더슨벨 등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 브랜드를 입점시키면서 외국인 관광객 매출은 전년 대비 4배가 늘어난 덕분이다. 2022년에는 주요 8개 점포를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본점의 여성, 식품, 뷰티 상품군을 차례로 리뉴얼하기도 했다.

강남권에서는 매출 3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지난해 단일 백화점 점포로는 최초로 연간 매출 3조원을 거뒀다. 역시 에·루·샤 등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해 VIP의 비중은 절반(49.9%)에 달하는 덕분이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0대 이하가 구매고객의 40%를 차지했다. 올해는 국내 최대 규모(1만 9800㎡)로 식품관도 리뉴얼된다. 디저트를 모은 스위트파크와 프리미엄 푸드홀이 예정돼 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올해 3조원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명품관인 에비뉴엘 잠실점은 국내 최초로 1조원(단일 명품관 기준)을 달성했고 지난해 3월에는 럭셔리 브랜드 전용 팝업 공간인 '더 크라운'을 만들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 롯데월드몰·타워, 롯데호텔과 연계해 잠실점에 관광객 및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명품 브랜드 유치에 나선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의 성장 궤도도 주목된다. 더현대 서울은 '젊은이들의 놀이터'로 유명세를 타며 지난해 개점 2년 9개월 만에 최단 기간 '연매출 1조'를 달성했다. 지난달에는 루이비통을 입점시키면서 VIP 공략에 나서고 있다.

백화점들이 이렇게 몸집 경쟁에 나서는 이유는 유통업게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꼭 와야할 이유'를 소비자들에게 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사모펀드 연합에 인수 제안을 받았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 체인인 로드앤테일러, JC페니, 니만 마커스 등은 파산신청을 한 바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지방, 중소도시 등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지역의 백화점은 쇠퇴 위기"라며 "대형, 거점 백화점을 키워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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