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물가 고착화...저물가 시대 다시 오기 어렵다”

황지윤 기자 2024. 1. 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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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올해 경제 키워드 “중간에 닻 내린 물가”
“중물가·중금리 대비해야”
2년 연속 물가 상승률이 3% 넘는 고물가가 지속되고 있는 지난해 12월 2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바구니를 들고 있다. /뉴스1

민간경제연구소인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경제 키워드로 ‘중간에 닻 내린 물가’를 선정했다. 고(高)물가까진 아니더라도 중(中)물가 상황은 지속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가팔랐던 물가 상승세가 새해에 주춤하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과거보다는 높은 수준의 물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현경연은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글로벌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물가 하방 경직성으로 중물가 현상이 고착화될 것”이라며 “저물가 시대가 다시 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80~1990년대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평균 10%대 후반대를 기록한 것과 달리 2000년대와 2010년대에는 글로벌 물가 상승률이 각각 4.2%, 3.6%로 떨어졌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부터 장기간 확대된 유동성, 코로나 팬데믹 시기의 잠재 수요 표면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물가 상승률은 2022년 8.7%, 지난해 6.9%로 다시 고개를 들었다. 현경연은 “미·중 갈등,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물가 하락을 저지하면서 물가는 상당 기간 중간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에 3.6%를 기록했다. 2022년의 5.1%보다 낮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목표인 2%보다는 높다. 한은은 올해 물가 상승률을 2.6%로 내다본다.

글로벌 거시 경제 환경이 바뀌면 경제 주체도 영향을 받는다. 보고서는 “각국 중앙은행은 중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중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소비재를 이전보다 비싼 가격에 사야 하는 상황에서 가계 소비 심리는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기업은 생산 비용 및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투자가 위축되고, 한계기업 증가세가 이어질 우려가 존재한다”고 했다.

노시연 현경연 선임연구원은 “‘중물가·중금리’라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불안정성, 경기침체 장기화 등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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