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협박범, 유흥업소 실장 갈등에 '마약투약' 제보

▲ 유흥업소 여실장과 함께 배우 고 이선균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이 지난 12월 28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배우 이선균(48)씨를 협박해 5000만원을 갈취했다가 구속된 20대 여성은 평소 친하게 지낸 유흥업소 여실장과 사이가 틀어지자 그의 마약 투약 증거를 경찰에 건넨 제보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공갈과 공갈미수 혐의로 지난달 28일 구속된 A(28·여)씨는 작년 10월 유흥업소 실장 B(29·여)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경찰에 제보했다.

A씨는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으며 마약 투약 전과 6범인 B씨와는 교도소에서 알게 된 뒤 같은 오피스텔 윗집에 살며 친분을 유지했다.

A씨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B씨의 마약 투약 의혹을 제보하며 B씨의 머리카락 등 증거물도 함께 제공했다.

B씨는 A씨의 결정적인 제보로 인해 작년 10월 18일 경찰에 체포됐고 사흘 뒤 구속됐다.

A씨는 또 비슷한 시기에 이씨에게 2억원을 요구하며 협박해 결국 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협박당했다”며 A씨에게 5000만원, 여실장 B씨에게 3억원을 각각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이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연락처를 알아내 이씨 측을 협박할 당시 “(마약을 투약한) B씨를 구속시킬 건데 돈도 받아야겠다”며 “B씨에게 준 돈을 모두 회수하고 (나한테 줄) 2억원으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이씨 측은 A씨와 B씨가 공갈 사건을 공모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씨가 작년 9월 “모르는 해킹범이 우리 관계를 폭로하려 한다. 돈으로 막아야 할 거 같다”는 말에 B씨에게 먼저 3억원을 건넸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은 일단 A씨와 B씨가 공모 관계로 보지 않고 이씨를 상대로 각각 협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가 평소 언니라고 부르며 매우 가깝게 지낸 B씨를 마약 투약범으로 경찰에 제보한 배경에 금전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B씨를 협박한 인물을 A씨로 의심하면서도 또 다른 협박범이 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이씨가 사망했으나 공갈 사건은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