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태로운 세계유산’ 베네치아, 단체관광 25명 이하로 제한

박병수 기자 2024. 1. 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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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관광도시 베네치아가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막으려 단체관광객 인원을 25명 이하 또는 관광버스 탑승 허용 인원의 절반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베네치아 시당국의 치안담당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베네치아의 역사적 명소와 주변의 무라노섬, 부라노섬, 토르첼로섬에서 관광객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과 시의 안전과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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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의 관광도시 베네치아 거리. 2023년 12월 30일 촬영. AP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관광도시 베네치아가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막으려 단체관광객 인원을 25명 이하 또는 관광버스 탑승 허용 인원의 절반 이하로 제한하기로 했다.

베네치아 시당국은 31일 성명을 내어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유명 관광지를 보호하고 원활한 관광객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이런 내용의 조치를 오는 6월부터 실시할 방침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또 단체관광 가이드의 확성기도 “혼란과 소란을 일으킨다”며 시내와 주변 섬 관광지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하루 관광객에게 입장료를 받는 등 관광객 제한조치를 예고한 데 이은 후속조치이다. 베네치아 시당국은 이미 산마르코 광장 앞을 지나는 주데카 운하로 대형 크루즈 관광선이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엔 휴일 당일치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2024년 봄부터 휴일 등에 5유로(7100원)씩 입장료를 받는 시범 조치도 예고했다.

베네치아 시당국의 치안담당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베네치아의 역사적 명소와 주변의 무라노섬, 부라노섬, 토르첼로섬에서 관광객 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과 시의 안전과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네상스 시대 강력한 해상 공화국이었던 베네치아는 그동안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몸살을 앓아왔다. 집값 상승과 주거여건 악화로 많은 주민이 베네치아를 떠났다. 시 당국에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시위도 자주 이어져 왔다.

가장 문제로 꼽힌 것은 너무 많은 당일치기 관광이었다. 실제 2022년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3천만명이었지만, 묵고가는 방문객은 10분의 1인 320만명에 그쳤다. 대부분은 단 하루만 시내를 둘러보는 관광객이었다.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과 반비례해, 거주 인구는 2차세계 대전 직후 17만5천명에서 최근 4만9천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베네치아는 1987년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다. 유네스코는 이후 너무 많은 관광객 몰리면 도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책을 촉구해 왔다. 또 시의 대응을 끌어내기 위해 두 차례나 베네치아를 “위태로운 세계유산”으로 지정할지 검토한 바 있다.

베네치아 방문객 수는 2019년 심각한 홍수와 2020년에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크게 감소했다가 지난 여름 예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많은 날은 하루 당일치기 방문객이 4만명에 이른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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