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년사, '힘에 의한 평화' 안보 재확인…北 '말폭탄'에는 '전략적 무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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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갑진년(甲辰年) 신년사에서 '힘에 의한 평화'의 안보 기조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이 김 총비서의 '말폭탄'에 직접 대응하지 않으며 기존의 '힘에 의한 평화', 한미동맹 강화 등만 언급한 것은 북한이 벌인 판에 대응하며 오히려 새해부터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안보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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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한 대응으로 안보 및 대북 대응 '자신감' 표출 효과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갑진년(甲辰年) 신년사에서 '힘에 의한 평화'의 안보 기조를 재확인했다. 남한을 '교전 국가'로 규정하고 '유사시 남반부 점령' 등을 언급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말폭탄'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은 하지 않았는데, 사회적 불안감 조성을 의도한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고 안보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공개한 신년사에서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해 △한미동맹 완전 복원·글로벌 포괄 전략동맹 확장 △핵 기반 한미 군사동맹 △한일관계 정상화 △한미일 3국 협력체계 구축 등을 지난해 '성과'로 꼽았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상대의 선의에 의존하는 굴종적 평화가 아닌 힘에 의한 진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라며 "튼튼한 안보로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걱정 없는 일상을 뒷받침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전날 북한이 '연말 전원회의' 결과를 공개하며 내놓은 강경한 대남 발언에 대한 '맞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해 12월26일~30일에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은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 '유사시 핵무력 포함 모든 물리적 수단·역량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 평정' 등의 호전적 언급을 쏟아낸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김 총비서의 말을 반박하거나 북한에 대한 '경고'를 대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국형 3축 체계를 더욱 강력히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낼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까지 증강된 한미 확장억제 체제를 완성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추격·타격하는 '킬체인' △북한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필요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북한을 응징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등을 일컫는다.
윤 대통령은 동시에 "우리 군을 인공지능(AI)과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과학 기술 강군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며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해서도 "국가 주요 기관과 민간 핵심 시설을 빈틈없이 보호하겠다"라고 강조하며 '우리의 할 일을 하겠다'라는 기조를 부각했다.
윤 대통령이 김 총비서의 '말폭탄'에 직접 대응하지 않으며 기존의 '힘에 의한 평화', 한미동맹 강화 등만 언급한 것은 북한이 벌인 판에 대응하며 오히려 새해부터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안보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담겨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정세를 자극하려는 김 총비서의 노림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일종의 '전략적커뮤니케이션'(S.C) 차원의 목적도 있다는 관측이다.
대신 안보 주무부처인 국방부 장관이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표출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신년사에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북한의 도발적 망동은 곧 파멸의 전주곡이 될 것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야 한다"라며 강력한 대북 경고를 날렸다.
이같은 정부의 대응은 자연스럽게 대통령이 주무부처에 대북 대응의 힘을 실어주면서 국정 운영의 '안정감'을 부각할 수 있는 모양새가 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윤 대통령과 국방부의 신년사를 통해 안보 및 대북 대응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측면도 있다고 분석한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윤 대통령이 김 총비서의 발언에 일일이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북한이 원하는 형태로 끌려들어 가는 것"이라며 "주무부처에서는 강력한 반응을 보일 수 있지만 대통령 차원에서 대응하는 것은 전략적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적절치 않으며 북한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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