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위기 심각…소비 침체에 건설 경기까지 ‘빨간 불’

윤희훈 기자 2024. 1. 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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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가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소매 판매를 비롯한 민간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건설까지 내수 시장을 반영하는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작년 1∼11월 8.7% 늘었지만, 수주·착공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1월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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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1일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 불이 켜졌다. /뉴스1

내수 경기가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소매 판매를 비롯한 민간 소비뿐만 아니라, 투자·건설까지 내수 시장을 반영하는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 1~11월 소매 판매는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도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히 건설 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표격인 건설수주가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급감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작년 1∼11월 건설 수주액(경상)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4% 감소했다.

1∼11월 기준으로 건설 수주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18년(-0.6%) 이후 5년 만이다.

감소 폭으로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를 겪은 지난 1998년(-42.1%) 이후 25년 만의 최대폭을 기록했다.

건설수주는 부동산 경기호황 속에 연간 기준으로 2020년 16.6%, 2021년 9.2%, 2022년 10.1%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고금리와 고물가에 직격탄을 맞았다. 자금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원자잿값과 임금이 상승하면서 사업성이 악화한 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착공도 부진하다. 작년 1분기 건축착공은 전년 동기 대비 28.7% 감소했다가 2분기 -46.5%, 3분기 -44.2% 등으로 감소세가 더 가팔라졌다.

건설업체의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작년 1∼11월 8.7% 늘었지만, 수주·착공 부진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하는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2022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가량에 달한다. 제조업과 서비스 기반이 약한 비수도권일수록 건설투자의 비중은 커진다. 고용 측면에서도 일용직 근로자 가운데 건설업 종사자가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소매판매도 상황은 좋지 않다.

작년 1∼11월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불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13년(-3.1%) 이후 20년 만에 ‘마이너스’다.

2년 연속으로 3%를 웃도는 고물가에,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가계의 소비 여력이 감소하며 상품 소비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는 작년 4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세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설비투자도 1년 전보다 5.4% 감소했다. 2019년 1∼11월(-7.2%) 이후 4년 만의 감소다.

새해 소비 전망도 밝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로 1.9%를 제시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23년(1.9%)과 비슷한 소비가 이어지리라는 것이다.

한은은 “앞으로 민간소비는 양호한 고용 사정과 가계소득 증가에 힘입어 점차 회복되겠으나 고금리 영향 지속 등으로 회복세는 당초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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