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힘…'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4. 1. 1. 11: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나의 결혼식이 열렸어야 했던 날, 형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그해 가을, 나는 다니던 (뉴요커)를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지원했다. 그렇게 한동안은 고요하게 서 있고 싶었다."

그 남자(패트릭 브링리의)가 펴낸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미술관 경비원으로 10년을 근무하며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의 결혼식이 열렸어야 했던 날, 형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그해 가을, 나는 다니던 (뉴요커)를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지원했다. 그렇게 한동안은 고요하게 서 있고 싶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뉴욕 한복판에서 성공을 꿈꾸며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던 어느 날, 각별한 사이였던 형이 갑자기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겪는다.

가족의 죽음으로 고통 속에 웅크리고 있던 이 남자,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스스로를 놓아두기로 결심한다. 2008년 가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도피하듯 미술관 경비원이 된 그는 완벽한 고독이 건네는 위로를 받으며 다시 살아났다.

경비원 일은 뉴욕 한복판 마천루 숲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매일 아침 관람객들이 입장하기 전 고요한 전시실에서 벽에 걸린 작품들을 바라보다가 렘브란트나 보티첼리를 만난 듯 강렬한 몰입을 체험하기도 하고, 고통의 순간을 포착한 베르나르도 다디의 회화를 마주하고는 “거대한 바위처럼 냉혹하고 가슴 저미는” 운명을 생각했다.

그 남자(패트릭 브링리의)가 펴낸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미술관 경비원으로 10년을 근무하며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인류의 위대한 걸작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 남자의 삶과 죽음, 인생과 예술에 대한 우아하고 지적인 회고가 담긴 이 책은 “삶은 군말 없이 살아가며 고군분투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임을 서서히 깨닫게 한다.

2023년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 영미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4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메트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나는 이곳의 주된 역할이 미술사 박물관이 아니라는 걸 더욱 확신하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심 영역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지하 무덤까지 내려가고, 그 둘 사이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란 어떤 느낌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그런 것에 관한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나는 우리가 예술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가까이에서 이해하려고 할 때 비로소 예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믿는다."(「예술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이해하려고 할 때」중에서)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