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힘…'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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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혼식이 열렸어야 했던 날, 형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그해 가을, 나는 다니던 (뉴요커)를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지원했다. 그렇게 한동안은 고요하게 서 있고 싶었다."
그 남자(패트릭 브링리의)가 펴낸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미술관 경비원으로 10년을 근무하며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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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나의 결혼식이 열렸어야 했던 날, 형의 장례식이 거행되었다. 그해 가을, 나는 다니던 (뉴요커)를 그만두고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으로 지원했다. 그렇게 한동안은 고요하게 서 있고 싶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보이는 뉴욕 한복판에서 성공을 꿈꾸며 치열하게 커리어를 쌓아가던 어느 날, 각별한 사이였던 형이 갑자기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겪는다.
가족의 죽음으로 고통 속에 웅크리고 있던 이 남자, 가장 단순한 일을 하며 스스로를 놓아두기로 결심한다. 2008년 가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도피하듯 미술관 경비원이 된 그는 완벽한 고독이 건네는 위로를 받으며 다시 살아났다.
경비원 일은 뉴욕 한복판 마천루 숲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선사했다. 매일 아침 관람객들이 입장하기 전 고요한 전시실에서 벽에 걸린 작품들을 바라보다가 렘브란트나 보티첼리를 만난 듯 강렬한 몰입을 체험하기도 하고, 고통의 순간을 포착한 베르나르도 다디의 회화를 마주하고는 “거대한 바위처럼 냉혹하고 가슴 저미는” 운명을 생각했다.
그 남자(패트릭 브링리의)가 펴낸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미술관 경비원으로 10년을 근무하며 세상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 여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인류의 위대한 걸작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 남자의 삶과 죽음, 인생과 예술에 대한 우아하고 지적인 회고가 담긴 이 책은 “삶은 군말 없이 살아가며 고군분투하고, 성장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것”임을 서서히 깨닫게 한다.
2023년 출간 즉시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AP통신' 등 영미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4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메트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나는 이곳의 주된 역할이 미술사 박물관이 아니라는 걸 더욱 확신하게 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관심 영역은 하늘 높이 솟았다가 지렁이가 기어다니는 지하 무덤까지 내려가고, 그 둘 사이의 세상에서 사는 것이란 어떤 느낌이고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거의 모든 측면과 맞닿아 있다. 그런 것에 관한 전문가는 있을 수 없다. 나는 우리가 예술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가까이에서 이해하려고 할 때 비로소 예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고 믿는다."(「예술이 무엇을 드러내는지 이해하려고 할 때」중에서)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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