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킨값 3천원 올린 bhc…‘인상 전 쿠폰’ 손해는 점주가

유선희 기자 2024. 1. 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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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을 앞두고 오르기 전 가격으로 이(e)-쿠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줄을 이었는데, 그 차액을 온전히 점주가 부담하라는 게 말이 되나요?"치킨 프랜차이즈 비에이치씨(bhc)가 지난 12월29일 최대 3천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본사가 기존 가격으로 발행된 이-쿠폰을 소비자가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차액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겨 논란이 일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점주는 한겨레에 "지난 29일부터 본사가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 등도 전부 올랐는데, 유효기간이 무려 5년인 이-쿠폰이 다 소모될 때까지 점주들이 계속해서 손실을 봐야 한다는 말이냐"며 "요즘 웬만한 매장은 쿠폰 판매 비중이 20~30%나 되는데, 쿠폰을 발행한 본사가 부담해야 할 몫을 왜 점주들에게 떠넘기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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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가격 인상 앞두고 e쿠폰 판매량 급증
본사 “인상 전 판매한 쿠폰 차액 요구 말라”
점주 “본사가 부담해야…공정위 지침 위배”
비에이치씨 가격 인상을 앞두고 비에이치씨 이쿠폰이 이커머스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티몬 갈무리

“가격 인상을 앞두고 오르기 전 가격으로 이(e)-쿠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줄을 이었는데, 그 차액을 온전히 점주가 부담하라는 게 말이 되나요?”

치킨 프랜차이즈 비에이치씨(bhc)가 지난 12월29일 최대 3천원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본사가 기존 가격으로 발행된 이-쿠폰을 소비자가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차액을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겨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행정예고한 ‘가맹분야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제정안에 따르면 이는 명백한 위법 행위다. 점주들은 “본사의 갑질이자 불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1일 비에이치씨 점주들의 말을 종합하면, 본사는 최근 점주들에게 안내문을 보내 “고객이 가격 인상 전에 판매된 이-쿠폰을 사용할 경우, 가격 인상의 추가 금액을 받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소비자가 가격 인상 전에 미리 구매한 2만원짜리 이-쿠폰으로 뿌링클을 주문한다면, 2만3천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해도 3천원의 차액을 요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즉, 차액 3천원은 고스란히 점주들 부담이 되는 셈이다. 비에이치씨의 이-쿠폰은 유효기간이 최대 5년에 이른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점주는 한겨레에 “지난 29일부터 본사가 공급하는 원부자재 가격 등도 전부 올랐는데, 유효기간이 무려 5년인 이-쿠폰이 다 소모될 때까지 점주들이 계속해서 손실을 봐야 한다는 말이냐”며 “요즘 웬만한 매장은 쿠폰 판매 비중이 20~30%나 되는데, 쿠폰을 발행한 본사가 부담해야 할 몫을 왜 점주들에게 떠넘기냐”고 비판했다.

이는 공정위의 지침에도 명백히 어긋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2월29일 ‘가맹분야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 제정안을 행정예고 하면서 대표적인 법 위반 사례로 ‘모바일 상품권 발행 이후 상품 판매가격이 인상돼 차액이 발생하는 경우, 합리적 사유 없이 그 비용을 일방적으로 가맹점주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를 꼽았다.

점주들이 쿠폰 차액에 더 민감한 것은 가격 인상을 앞두고 이커머스 등에서 비에이치씨 쿠폰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 탓이다. 실제로 지난 12월27~28일 지마켓·11번가·티몬 등의 이-쿠폰 카테고리 판매 순위 상위 10위권을 비에이치씨가 전부 석권하는 기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가격 인상을 앞두고 한 푼이라도 더 싼 값에 미리 쿠폰을 확보하려는 ‘알뜰 구매’가 줄을 이은 탓이다.

또 다른 점주는 “지난달 28일 한꺼번에 쿠폰을 구매한 소비자는 2028년 12월28일까지 이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인데, 점주는 본사에서 이미 오른 가격에 원부자재를 사서 5년 내내 소비자에게 3천원씩 손해 보며 팔아야 한다는 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비에이치씨 본사 관계자는 “비에이치씨의 경우, 쿠폰 판매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고, 정산 시스템상 매일매일 쿠폰 판매분 차액 정산이 불가능한 어려움이 있다”며 “향후 점주들에게 상생지원금을 줄 때, 쿠폰 판매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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