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새해맞이 축제…우크라·가자지구에서는 '평화 기원'
독일 베를린에서는 폭죽 행사로 부상자 속출하기도
미국 뉴욕 신년행사…참석 인파 코로나 이전 회복 기대
가자지구, 전날까지 사망자 발생…피난민들 텐트에서 평화 기원
우크라이나도 평화 기원…젤렌스키 "우리 손으로 미래 지켜야"
전 세계가 1일(현지시간) 2023년을 마무리하고 2024년 새해를 맞이했다.
다만 전쟁이 해를 넘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는 불꽃놀이 대신 포성이 끊이지 않았다.
불꽃놀이와 폭죽이 '펑펑'…전세계 곳곳서 새해맞이 행사 열려
가장 먼저 새해를 맞이한 지구 동쪽 끝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도시의 최고층 빌딩인 스카이 타워를 비춘 레이저 조명, 애니메이션 쇼와 함께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밝혔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1만3500발의 형형색색 불꽃이 새해와 함께 오페라하우스의 50주년을 축하했다.
시드니 인구의 5분의 1에 달하는 100만 명이 하버브리지 주변 바닷가와 보트에서 신년을 맞이했다.
전통적으로 음력 새해를 크게 축하하는 중국의 경우 과거 영국과 포르투갈의 통치 하에 있었던 홍콩과 마카오에서 대규모 축하 행사가 열렸다.
홍콩에서는 수만 명의 인파가 빅토리아 항구에 모여 불꽃놀이를 즐겼다.
태국 방콕의 차오프라야 강,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 등 아시아 각지의 랜드마크에서도 화려한 축포를 터뜨렸다.
유럽에선 신년 행사를 앞두고 축하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긴장감도 흘렀다.
대규모 행사 대신 거리마다 삼삼오오 축포를 쏘는 전통이 있는 독일에선 본격적인 축하가 시작되기도 전에 폭죽 사고로 중상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베를린에선 코로나19 기간 금지된 폭죽 관련 규제가 해제되면서 소방차가 1700차례 출동했고 흥분한 군중이 구조대를 공격하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올해도 4500명의 경찰이 베를린 거리 질서 유지에 나섰고 시내 일부 지역에서는 친(親)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다.
150만 명의 인파가 샹젤리제 거리로 몰려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 파리에는 경찰 6천 명이 투입됐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과 관련한 테러 위협이 제기되면서 5천 명의 군인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영국 찰스 3세 국왕은 커밀라 왕비와 함께 신년 전야 예배에 참석해 환영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미국 뉴욕에선 올해 신년 행사 인파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에릭 애덤스 시장은 유명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축하 행사를 앞두고 "특별한 위협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타임스퀘어에서 수 블록 떨어진 도심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 3명이 다친 사건이 있었다.
올해 경찰은 행사장 주변에 완충 지대를 만들어 시위 위험을 차단하고 드론을 띄워 감시를 강화했다.
우크라·가자지구 전쟁 속에서 새해 맞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은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로 피란한 중년 남성 아부 압둘라 알 알-아가는 "2024년에는 파괴된 내 집으로 돌아가 텐트를 치고 거기에 살고 싶다"면서 "우리 아이들은 평화롭고 안전한 가운데 학교로 돌아가고 사람들은 다시 일터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로켓포 공격과 함께 이스라엘 영토에 침입해 1200명을 살해하고 240명을 인질로 잡아가자 이스라엘은 전쟁을 선언하고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과 지상전, 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새해 전날도 이곳에선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35명이 숨졌다고 의료 당국자가 전했다.
피난민들은 더는 대피할 곳도 없는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이날도 음식과 물, 지낼 곳을 찾아 헤매야 했다.
또 다른 가자지구 주민은 "우리 집들이 파괴된 이후 우리는 거리에 있는 텐트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우리는 길에서 먹고 살고 죽는다"면서 새해에는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도 새해 평화와 승리를 소망했다.
현지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신년 인사를 통해 "2024년이 우크라이나에 승리를,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새해를 하루 앞두고 내놓은 영상 연설에서 "우리 우크라이나인들은 우리의 손으로 우리 미래를 지키기 때문에 더 나은 내일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키면서 그들 자신뿐 아니라 세계 전체의 자유롭고 안전한 미래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게 역경을 견디는 힘이 있기를 희망했다.
우크라이나 공군도 같은 날 "우크라이나인들은 새해에 준비가 돼 있어야 하지만 그들 자신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점을 기억하라"면서 공습경보를 무시하지 말고 새해 폭죽은 켜지 말 것을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새해 전날 일요 기도에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국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국민, 수단 국민과 많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교황은 "무력 충돌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고 얼마나 많은 파괴와 고통, 빈곤이 발생했는지 자문해야 한다"며 "이들 분쟁에 관련된 이들은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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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준석 기자 lj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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