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교회협의회, "시대의 아픔 공감하며 사명의 길 걷자"

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2024. 1.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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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창립 교회협의회 100주년 맞아 새해 메시지
"정의와 평화, 창조 생명의 영속위한 100년 여정" 감사
"모든 생명 존엄 지키며 시대의 아픔 공감" 재다짐
챗GPT 등장 등 목회환경 변화…"수용과 공감, 일치와 연대 정신" 강조
한국교회 최초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 교회협의회는 신년메시지에서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변화하는 목회 환경 속에서 교회와 사회의 징검다리로서 수용과 공감, 일치와 연대 정신을 이어가겠다고 천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72회기 총회에 참석한 회원교회 대의원들 모습.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회장 윤창섭, 총무 김종생 목사)가 새해에는 생명의 존엄을 지키며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는 길을 걸어가자고 당부했다.

교회협의회는 신년 메시지에서 "회원교회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정의와 평화, 창조 생명의 영속을 위해 싸워 온 지난 100년의 여정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이어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는 한 고비 고갯길을 지나 찬연히 솟아오르는 또 다른 태양을 바라보는 것"이라며, "새해에는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모든 생명의 존엄을 지키며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는 사명의 길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아울러 교회협은 "챗 GPT와 온라인 플랫폼 등 변화하는 목회 환경 속에 지도력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며, "교회협이 수용과 공감, 일치와 연대 정신을 가지고 세상과 교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1924년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 이름으로 세워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100년 동안 우리사회 인권과 민주화, 통일운동을 위해 노력해 왔다.

교회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기후정의 실현과 국제사회 평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사명자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겠다고 선언했다.

교회협의회는 올해 '생명의 하나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10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한다.

아래는2024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년 메시지 전문이다.

2024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년 메시지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우리를 설레게 합니다. 어느 시인은 살아있는 한 모든 날이 '첫날'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는 "생명의 하나님, 사랑으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라고 기원하며, 우리 모두를 정의와 평화의 새로운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을 믿고 2024년 새로운 첫발을 내딛습니다.

세계는 지금 핏빛으로 얼룩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에서 숨진 팔레스타인인의 수가 약 2만, 부상자는 5만3천여 명에 육박합니다. 특히 어린이와 영유아의 죽음과 울부짖음을 목격하고 국제사회는 크게 우려하며 평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에 지금 즉시 해당지역의 모든 무력충돌과 군사적 행위를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전쟁은 살상과 증오를 양산하는 악순환을 낳을 뿐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평화 기구와 연대하며 여러 에큐메니칼 공동체와 함께 팔레스타인 지경에 평화의 해가 실현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이 땅, 한반도에도 남과 북이 서로가 적대와 대결의 철조망을 걷어내고 새봄이 움트는 그 날 화해와 평화의 나팔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올해 2024년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여기까지 도우신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총에 무한한 찬미를 바칩니다. 또한 회원 교회들의 적극적이고 뜨거운 참여, 다양성 가운데 일치와 협력으로 '정의와 평화, 창조 생명의 영속'을 위해 싸워온 지난 100년의 여정에 감사합니다.

100이라는 숫자가 주는 의미는 한 고비 고갯길을 지나 찬연히 솟아오르는 또 다른 태양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새해는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모든 생명의 존엄을 지키며 시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그늘진 곳에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의 길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실행해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앞에 펼쳐진 '희년' 앞에서 덩실 덩실 함께 춤추며, 세상 살아가는 맛인 '온기'를 나누기를 원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온기가 필요한 곳, 세월호참사, 이태원참사, 오송참사 등 안타깝게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들을 기억합니다.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가 되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개선하며, 성심껏 위로하는 일에 동참해주시길 간곡히 원합니다.

2024년 한국교회는 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ChatGPT로 대표되는 인공지능의 거대한 시대적 변화의 흐름 한가운데 서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다방면의 혁신은 교회와 신앙에 대한 긴장감이 크고 밈(Meme) 제너레이션이라고 불리는 MZ세대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형식과 언어는 교회와 목회 현장을 향한 균형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OTT)을 이용하는 성도 수의 증가는 교회와 소속감 연대의식 결여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섬김을 위한 지도력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수용과 공감, 일치와 연대는 에큐메니칼의 정신이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근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도 세상과 교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생태위기, 저출생 고령화문제, 국제 사회의 평화와 한반도 평화,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등 여러 문제 앞에서,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창조세계를 무분별하게 착취해온 우리의 무지와 탐욕을 더 늦기 전에 돌이켜 인간만이 아닌 자연, 동식물과 공존하기 위해 기꺼이 단출함을 선택하고 기후정의를 이루기 위해 힘써야 할 것입니다.

2024년 밝아오는 새해를 맞이하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년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의 은총을 찬양합니다. 이 나라 이 민족의 인권과 민주화, 한반도 통일을 위해 이 곳 종로5가에서 추운 밤을 지새우며 동트는 새벽을 기다리셨던 수많은 에큐메니칼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그 노고에 다시 감사를 표합니다.

그 생명력의 흐름, 존재의 흐름을 이어 이 땅에 새 역사를 써가는 새로운 100년이 되기를 소망하며, 한국기독교회협의회의 모든 회원교회와 연합기관, 지역협의회, 유관기관, 그리고 이 땅을 사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삶 가운데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24년 1월 1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윤창섭 목사
총무 김종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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