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저축은행은 ‘깜깜’…부실비율 ‘5.88%’에 비용 절감 총력

2024. 1. 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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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도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업권의 혹한기는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저축은행은 이자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금금리를 내리고,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위기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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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말 기준 전금융권 유일 수익성 마이너스
자취 감춘 4%대 정기예금…대출 자산 8조원 뚝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2024년도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업권의 혹한기는 더욱 험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대손비용을 줄이기 위해 예금금리를 내리고 대출 자산을 축소하는 등 ‘버티기 전략’에 돌입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저축은행은 총자산순이익률(ROA, 연율환산)을 기준으로 전금융권(일반은행·상호금융·저축은행·보험회사·증권회사·여신전문회사)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총자산수익률은 금융기관이 총자산 1원당 얼마나 순이익을 창출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저축은행 총자산수익률은 3분기 말 -0.14%로 지난해 같은 때(1.39%)보다 1.53%포인트 하락했다. 게다가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NPL·3개월 이상 연체채권)비율은 같은 기간 2.81%에서 5.88%로 3.07%포인트나 급등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2금융권 대출자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히 저하된 데다, 저축은행이 취급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또한 연체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수익성 측면에선 2022년 말 은행권 예금금리 경쟁 영향으로 고금리 예금을 대거 취급한 탓에 지난해 상당한 이자비용을 지급하며 손해를 봤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지급한 누적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배 증가했다. 반면 이자수익은 8조12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배 늘어나는 데 불과했다.

[한국은행 제공]

이에 저축은행은 이자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금금리를 내리고,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위기관리에 나섰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96%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말(4.08%)대비 0.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3%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렇게 금리 매력이 떨어지자, 수신고가 대폭 줄었다. 2022년 11월 말 121조3572억원이었던 저축은행 수신(말잔)은 지난해 9월 말(117조8504억원)까지 3조5000억원가량 감소했다.

대출 잔액도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출금 잔액은 108조1150억원으로, 전년 동기(116조2451억원) 대비 7.0%, 8조1301억원 줄어들었다.

이에 더해 저축은행이 올해 예상되는 부동산PF 부실 신용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선 부동산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과감하게 축소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연구위원은 ‘2024 금융부문 산업전망 및 신용등급 방향성 점검 확인’ 웹 세미나에서 “저축은행들이 PF 익스포저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실을 인식하고, 옥석 가리기에 집착하지 말고 빠른 양적 축소에 들어가야 한다”며 “PF가 한번 크게 꺾여야 가격이 하락하고, 다시 상승하는 동력이 있어야 하지만 지금은 부실이 이연된 상태가 지속하면서 PF 부문의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보 연구원은 “저축은행별로 PF 익스포저의 질적 차별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각 저축은행은 부실을 인식하거나, 상각을 통한 양적 축소가 필요하다”며 “과감하게 양적 축소를 하지 않거나, 자본적정성이 낮은 저축은행은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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