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맘' 황보라 "母되면 연기 깊이 달라진다고…기다려져요" [신년인터뷰]
난임 끝에 찾아온 '오덕이'…"자유롭게 키우고싶어"
"'3일의 휴가' 아기갖고 보니 연기 창피해…많이 반성"
"바쁘게 일하는 게 태교, 쇼핑중독·과소비 탈퇴"
드라마, 영화, 예능, 그리고 유튜브까지. 2023년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낸 배우 황보라가 이데일리와 신년 인터뷰를 통해 2024년 새해를 맞이하는 소감을 밝혔다.
2023년은 직업인으로서는 물론, 개인으로서도 황보라에게 중요한 인생의 전환점을 가져다 준 해였다. 난임을 극복하고 1년 만에 소중한 아기 ‘오덕이’(태명)가 찾아와준 것. 2024년 용띠 해에 그는 엄마가 된다.
출산을 앞두고 있지만 황보라는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는 태교는 어떻게 하고 있냐는 질문에 “태교라는 개념은 따로 없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게 태교라면 태교”라면서도, “매일 밤 성경 구절 3구절 읽기와 동화책을 읽고 있다. 또 오덕이에게 일기를 매일 쓰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배우로서, 방송인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활약을 펼친 한 해였다. 가장 최근으로는 배우 신민아와 함께 출연해 2년 전 촬영한 영화 ‘3일의 휴가’가 지난달 개봉했다. 세상을 떠난 엄마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사는 딸의 이야기를 그린 ‘3일의 휴가’는 관객 수는 50만 명에 그쳤지만,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황보라는 주인공 진주(신민아 분)의 단짝 ‘미진’ 역을 맡아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황보라는 “‘3일의 휴가’는 제가 아기를 갖기 전 찍은 작품인데, 지금 아기를 가지고 이 작품을 보니 창피하더라. 연기를 왜 저거밖에 못하지 싶었다”며 “반성하게 되는 작품이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너무 오랜만에 영화 무대인사를 하게 됐는데 제가 ‘좋지 아니한가’라는 작품 이후 16년 만에 부모님을 극장에 모신 작품이라 쑥스럽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황보라는 “아기가 찾아오면서 동시에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많이 와 즐겁게 촬영 중”이라며 “아기가 생겨 감독님과 제작진의 무한한 배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방송을 통해 시험관 시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지난 11월 SNS로 임신을 발표해 많은 축하를 받았다.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예비 엄마들에게 희망을 준 그는 최근 소속사 워크하우스컴퍼니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웤톸’을 통해 임신 준비 과정을 공개해 응원을 받고 있다. 황보라는 “사실 유튜브는 오래전부터 제가 꼭 팬들과 소통하고 싶었던 곳이었기 때문에 제가 셀프 캠으로 7월부터 홀로 찍어놓고 있었다”며 “그걸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쁘고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니까 더 기대되고 긴장되고 그런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해 주시는 분들의 댓글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원동력은 가만히 있지 못하는 제 성격에 있는 것 같다”며 “요즘은 또 영어 과외도 시작했다. 오히려 전보다 더 바쁘게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넘치는 에너지로 바쁜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그만의 원동력도 언급했다. 황보라는 “임신 초기에 절대적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더라. 제가 어렵게 아기를 가졌지 않나. 집에서만 두 달 정도 있었는데 심심해 죽겠더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안정기가 찾아오고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며 바쁘게 지내니까 너무 살 것 같다”며 “그 어느 때보다 건전한 삶을 살고 있기에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 독서라든지 문화생활 등 많이 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오덕이’가 찾아온 뒤 삶의 지향점과 생활 자체가 변화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가치관이 변하기보다는 생활 자체가 변하게 됐다. 예전에는 삶의 일부이자 전부를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에 치중을 두었다면 지금은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날들은 모두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하고 있다”며 “그리고 쇼핑중독과 과소비에서 탈퇴 중”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에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황보라는 “저는 어렸을 적 부모님이 학업에 집중하는 것을 원하셔서 조금은 주눅 들어있었고, 자유롭게 살지 못했던 것 같다”며 “대신 예의있게 자랐다”고 어린 시절을 기억했다. 이어 “장담할 순 없겠지만 우리 ‘오덕이’를 자유롭게 키우고 싶다”며 “되도록이면 외할머니께 많이 맡기고 싶다”는 소망을 밝혀 폭소를 유발했다.
“저의 40대, 엄마가 된 후 배우로서의 연기가 무척이나 기대돼요. 요즘 호르몬 때문인지 엄청 감정 기복도 심하고 풍부해졌거든요. 선배님들이 그러시더라고요, 엄마가 되면 연기 깊이가 달라진다고. 더 폭넓어진 제2막 배우 황보라의 삶이 기다려져요.”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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