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 잔류 확정적? 12패→1승 투수도 210억 계약, FA 선발투수 부르는게 값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FA 선발투수가 그야말로 '금값'이다. 아직 FA 신분으로 남아있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해 1경기에 등판해 1승 밖에 거두지 못한 투수가 올해 연봉 1600만 달러(약 208억원)를 받는다. 신시내티 레즈 유니폼을 입은 FA 우완투수 프랭키 몬타스(31)가 그 주인공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FA 투수 몬타스가 1년 16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보도했다. 아직 신시내티 구단은 이를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몬타스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2009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을 맺었고 2013년 제이크 피비가 포함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했다. 2015년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몬타스는 그해 12월 또 한번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LA 다저스로 이적했으며 2016년에는 다저스가 리치 힐과 조쉬 레딕을 영입하는데 몬타스를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하면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 새 둥지를 틀었다.
몬타스의 기량은 오클랜드에서 만개했다. 특히 2021년에는 32경기에서 187이닝을 던져 13승 9패 평균자책점 3.37로 활약했으며 탈삼진 207개를 기록하는 놀라운 구위를 보여줬다. 2022년 오클랜드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즌을 출발한 몬타스는 에이스로 활약하다 그해 7월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오클랜드 시절에는 4승 9패 평균자책점 3.18로 뛰어난 투구를 보였던 몬타스는 양키스 이적 후 1승 3패 평균자책점 6.35에 머무르는 한편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인해 부상자명단에 오르며 수난을 겪었다. 몬타스의 2022시즌 성적은 5승 12패 평균자책점 4.05.
결국 몬타스는 지난 해 2월 어깨 염증으로 인해 관절경 수술을 받아야 했고 10월 1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를 수 있었다. 당시 구원투수로 나와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남긴 몬타스는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며 재기를 알렸다.
신시내티는 지난 해 수술을 받고 1경기 밖에 던지지 않은 투수에게 연봉 1600만 달러를 안겼다. 물론 몬타스가 오클랜드 시절 에이스급 피칭을 보여준 선수인 것은 사실이나 최근 그의 행보를 보면 과연 적절한 몸값인지는 의문이다. 그만큼 수준급 선발투수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날 'MLB.com'도 "몬타스는 괜찮은 성적을 갖고 있지만 약간의 위험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몬타스는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지난 해 2월에 수술을 받았고 지난 해 딱 1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해 ⅓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였다"라고 신시내티가 '도박'에 가까운 영입을 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MLB.com'은 "신시내티는 선발투수 보강을 위해 FA 시장에 나온 소니 그레이, 웨이드 마일리와 협상을 벌였지만 모두 놓치고 말았다. LA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타일러 글래스나우에게도 관심이 있었다"라고 신시내티가 선발투수 영입을 위해 바쁘게 움직였던 팀이라 설명하면서 "몬타스가 건강하다면 신시내티의 선발로테이션은 포스트시즌을 다툴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도 덧붙였다.
신시내티는 지난 해 파죽의 11연승을 질주하며 일대 파란을 일으켰던 팀이기도 하다. 신시내티가 11연승을 기록한 것은 1957년 12연승을 달린 이후 무려 66년 만이었다. 신시내티는 끝내 82승 80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3위에 머무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으나 희망을 발견한 시즌이었다. 몬타스에게 1600만 달러를 안긴 신시내티의 선택은 과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앞서 보스턴 레드삭스는 FA 우완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와 2년 3850만 달러(약 500억원)에 계약하는가 하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FA 베테랑 우완 랜스 린과 2년 2400만 달러(약 312억원)에 도장을 찍으면서 'FA 선발투수=금값'이라는 사실을 실감케했다.
지올리토와 린 모두 검증된 선발투수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명성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FA 시장에서 연평균 1000만 달러(약 130억원)가 넘는 고액에 계약을 맺었다.
지올리토는 지난 해 8승 15패 평균자책점 4.88을 남기는데 그쳤고 피홈런 41개로 아메리칸리그 최다 기록을 남겼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에는 6승 6패 평균자책점 3.79로 활약했지만 LA 에인절스에서 1승 5패 평균자책점 6.89,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1승 4패 평균자책점 7.04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올리토는 올해 연봉 1800만 달러(약 234억원)를 받는다.
린은 류현진과 1987년생 동갑내기로 메이저리그 통산 136승을 거둔 베테랑 선발투수이지만 지난 해에는 13승 11패 평균자책점 5.73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선수다. 화이트삭스 시절 6승 9패 평균자책점 6.47에 머물렀던 린은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뒤 7승 2패 평균자책점 4.36으로 나아진 모습을 보이기는 했으나 1년 동안 무려 피홈런 44개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린은 올해 연봉 1000만 달러를 받는다.
그야말로 FA 선발투수들이 융숭한 대접을 받고 있는 상황. 지난 해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와 건재함을 보여준 류현진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계약을 노릴 수 있는 입장이다. 류현진은 2022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지난 해 8월 복귀에 성공했다. 류현진이 11경기에서 남긴 것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여전히 빅리그 마운드에서 경쟁력이 있는 투수임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맺었던 4년 8000만 달러(약 1039억원) 계약이 끝난 류현진은 다시 한번 FA 시장에 나왔고 아직까지 새로운 행선지를 정하지 않은 상태다. 류현진을 두고 친정팀인 한화 이글스 복귀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FA 시장의 흐름을 보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금껏 FA 선발투수를 향한 각 구단들의 '대접'을 보면 류현진도 기대 이상의 계약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류현진은 여러 매체를 통해 FA 선발투수를 필요로 하는 구단들의 영입 후보로 거론된다.
'뉴욕 포스트'는 최근 지올리토를 놓친 뉴욕 메츠의 FA 선발투수 영입 후보로 류현진을 지목하기도 했다.
'NBC스포츠'도 메츠가 영입해야 하는 선발투수를 추천하면서 류현진의 이름을 꺼냈다.
'NBC스포츠'는 "류현진은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마운드에서 자신을 다루는 방법을 확실히 알고 있다. 다만 류현진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문제일 뿐이다"라며 '건강한' 류현진은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투수임을 강조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는 지난 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블레이크 스넬과 텍사스 레인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했던 조던 몽고메리를 비롯한 최대어로 일컬어지는 투수들 역시 계약을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준척급 선발투수들의 FA 계약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류현진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구애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NBC스포츠'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10년을 뛰었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부상에 대한 위험이 있는 선수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가장 믿음직스럽고 효과적인 왼손 투수였다"라고 류현진이 지닌 가치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어떤 대우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남을 수 있을까. 'NBC스포츠'가 계산한 류현진의 적정 몸값은 바로 1300만 달러(약 168억원)이다. 최근 뉴욕 양키스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루이스 세베리노의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NBC스포츠'는 "류현진은 양키스가 세베리노에게 주었던 것과 비슷하게 1~2년 계약을 맺는 것이 훨씬 합리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벌써 해를 넘겼지만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잔류 가능성이 결코 부정적이지 않은 이유다. 과연 류현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류현진의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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