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글로벌 전기 상용차 시장 주목…왜?

LG엔솔, 독일·폴란드 기업과 함께 시장 공략 시동
삼성SDI, 볼보트럭과 건설장비 등 협력 확대 추진

[서울=뉴시스]LG에너지솔루션은 2일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배터리 팩을 제조·판매하는 FEPS와 전기차 배터리 모듈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진 = LG에너지솔루션 제공) 2023.2.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국내 배터리 3사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전기 상용차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전기 상용차 시장은 승용차와 비교했을 때 아직 시장 규모는 작지만 온실가스 배출 규제에 따라 시장 성장세는 가파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들은 전기 상용차 시장을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았다. 고용량, 고출력이 필요한 만큼 승용차보다 11배 이 많은 배터리를 탑재하는 만큼 승용차 1대에 판매하는 배터리 대비 수익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 상용차 배터리 시장은 2022년 37GWh(기가와트시)에서 오는 2030년 최대 574GWh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15배 이상 늘어나고 연평균 성장률은 40%에 달한다.

아직은 전체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에 불과하지만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 내연기관 상용차에 대한 환경 규제들이 강화되면서 점차 상용차에서 사용되는 배터리 판매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전기 상용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들은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등 배터리 전분야에서 축적한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 상용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상반기 유럽, 북미 시장에서 배터리팩의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는 독일 프로이덴베르크그룹 계열사 FEPS와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장기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전기 상용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LG엔솔은 올해부터 FEPS에 19GWh 규모의 배터리 모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한화로 4조원에 달하는 규모 고성능 상용차 약 5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양으로 알려졌다.

12월엔 폴란드 ICPT사와 배터리 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LG엔솔은 ICPT에 올해부터 3년간 20만개의 NCM 배터리 모듈을 공급하고 ICPT는 모듈을 팩으로 조립 후 유럽 내 전기버스 점유율 1위 업체인 솔라리스 버스&코치에 납품한다.

삼성SDI는 2018년 독일의 팩 기업 아카솔(Akasol)을 통해 볼보트럭에 전기트럭 및 버스용 배터리 셀 공급을 시작했다. 이어 2019년 양사는 차세대 e-모빌리티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SDI는 2022년부터 셀과 모듈을 볼보에 직접 공급했다. 볼보트럭이 2022년 세계 최초로 출시한 대형 전기트럭 'FM 일렉트릭'에는 삼성SDI의 21700 하이니켈(91%)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됐다.

양사는 전략적 동맹 5주년을 맞아 협력 범위를 볼보의 전기트럭과 버스로 국한하지 않고 최근 시장 성장세가 가라지는 건설장비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는 일반 승용차용 배터리보다 높은 요구 조건과 기술 수준이 필요하다"며 "상대적으로 운행거리가 길고, 10배 이상의 에너지 전압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뛰어난 기술력과 표준화된 모듈 라인업을 통해 글로벌 전기 상용차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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