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정부보다 기업이 더 믿음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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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다 기업을 더 믿는다는 국민들이 갈수록 더 늘고 있습니다. 국민의 대정부 신뢰도는 지난 2021년 비즈니스 영역에서 처음으로 역전된 후 격차가 커지는 추세입니다.
[정부와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응답에서 한국은 각각 34%, 38%를 기록해 글로벌 하위권을 기록했다. (사진=2023 에델만 신뢰 지수 보고서)]
글로벌 전체 평균과 비교해도 두 분야에서 한국과 글로벌 신뢰도 간 격차는 상당히 큰 편입니다. 2022년 비즈니스 영역(62%)과 정부 영역(50%)의 26개국 평균 신뢰도는 한국의 신뢰도를 각각 24%포인트, 16%포인트 앞질렀습니다. 한국보다 기업 신뢰도가 높은 국가로는 일본(47%), 영국(50%), 스웨덴(54%), 미국(55%) 등이 이름을 올렸고, 정부 신뢰도 면에서도 대다수 선진국이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보다 대정부 신뢰도가 낮은 국가는 남아프리카(22%), 아르헨티나(20%), 나이지리아(35%) 등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대정부 신뢰도는 사실상 낙제점 수준입니다.
올해 말 발표될 지난해 지표에서는 기업의 대정부 신뢰도 역전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부실한 폭염 대책과 위생 문제 등으로 파행됐고, 1년 넘게 공들인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도 국민의 대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정부가 발빠른 해결책을 구하지 못하는 사이 기업은 대체 숙소와 체험 행사를 지원하며 잼버리 구하기에 팔을 걷어 붙였고, 정부의 외교력이 중요했던 엑스포 유치에도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하며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정부 신뢰도 회복의 과제로는 투명성 강화와 정부 역량 강화가 지목됩니다. 이정욱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국민 신뢰의 양대 기둥은 '윤리'와 '성과'인데 LH 사태 등 공공부문 부정부패가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린 반면 최근 몇 년 간 부동산 정책 실패에 더해 여전히 크게 체감되지 않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 등 정부 핵심 아젠다가 국민의 대정부 신뢰도 제고에 악재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시장경제가 고도화 될수록 기업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앞으로 정부의 상대적 신뢰도는 계속해서 더 큰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최근 3년 추세를 보면, 두 영역에 대한 신뢰도가 함께 낮아지는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 우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두 영역 모두에 대한 신뢰도 제고가 과제로 꼽힙니다. 신뢰도 지수는 '신뢰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로 산출하는데, 50%에 미달하면 '불신', 50%~59%는 '중립', 60% 이상이면 '신뢰'를 뜻합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와 기업 두 영역 모두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불신'에 해당합니다.
에델만은 전세계 3만여명을 대상으로 매년 정부와 기업, 언론, 시민단체(NGO) 등에 대한 신뢰도 조사를 온라인으로 실시한 후 이듬해 초 다보스 포럼에서 결과를 발표합니다. 지난해로 23년째를 맞은 이번 조사는 2022년 11월 1일부터 28일까지 28개국 3만2천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벌인 결과입니다. 한국과 일본, 독일, 영국, 스웨덴, 미국, 중국 등에서 문답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도 또 조사가 이뤄질 텐데요. 정부와 기업이 불신을 벗고 신뢰도 'V자 반등'을 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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