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방송 논란에 '無대응→해명→의혹해소→사과' 입장도 '가지각색'[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고향미 기자] MBN '고딩엄빠4' 출연자와 제작진이 조작방송 논란을 두고 의견 대립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이 조작방송 논란에 휩싸였던 프로그램과 제작진의 대처가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출신 아내 알라와의 일상을 공개한 '고딩엄빠4' 출연자 이동규는 아내에게 폭언을 하며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라고 해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후 해당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확산되자, 이동규는 "방송상 상당 부분 연출인 걸 감안하셔야 한다"며 "제 평소 말투가 공격적이나 욕하는 장면이나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라는 장면 모두 제작진과 합의한 연출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MBN '고딩엄빠4' 제작진은 지난 29일 "촬영 과정에서 출연자와의 미팅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출연자들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면서 이들이 직면한 문제 중 가장 큰 고민을 정하고, 그 고민이 잘 나타나는 평소 생활 그대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상 VCR 촬영 전부터 촬영 내용에 대해 출연자와 충분히 상의하고 있으며, 해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함께 고민한다"며 "편집 후엔 스튜디오에서 출연자가 편집본을 직접 시청하고 MC 및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모든 녹화가 끝난 이후에는 스튜디오 촬영 당시의 피드백까지 반영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따라서 제작진이 임의로 상황을 연출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딩엄빠' 제작진은 태어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린 부모들의 사연을 경청하며, 출연자가 가진 고민과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출연자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따뜻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고딩엄빠'의 방송조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22년 9월 '고딩엄빠2' 출연자 하리빈은 남편이 전화를 받지 않자 13통의 부재중 전화를 남기는 등 집착하는 모습이 방송된 것에 대해 자신의 SNS에 "남편에게 물어보니 제작진 번호를 내 이름으로 저장해 13통을 걸었다고 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이에 '고딩엄빠2' 제작진은 "제작진은 방송에 나갈 일상을 촬영하기 전 '고딩엄빠' 가족들을 만나 긴 시간을 할애해 대화를 나누고, 미팅 이후에도 계속 촬영 내용에 대해 공유하며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며 "제작진은 출연자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하고 방송 이후 그들의 삶에 긍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딩엄빠' 출연자들이 MC들과 만나는 스튜디오 녹화 때에, 제작진은 출연진과 함께 방송 내용을 함께 보면서, 내용 수정이 있는지 출연자에게 먼저 확인을 요구한다"며 "이번 편에도 출연자 하리빈 씨가 녹화하는 과정에서 할머니와 통화한 것이 남편이랑 통화한 것처럼 나왔다며 수정을 요청해 방송에서 제외한 부분이 있었을 뿐 다른 요구사항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는 '조작 방송'에 대해선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며 "하리빈 씨와 상호 합의 하에 일정 부분 제작진의 개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출연자들의 행동에 대해 제작진이 별도의 요구를 하거나 디렉팅을 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제작진은 "제작과정에 있어 양측 간 오해로 벌어진 일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자와 그 가족들한테 상처를 준 부분이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 깊이 사과드린다. 향후 오해와 갈등이 원만히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그럼에도 하리빈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제작진의 입장을 재반박했다. 하리빈은 제작진의 입장이 담긴 기사를 캡처해 업로드하며 "'우리는 그럴 의도 아니었고 솔직히 과장 좀 있긴 한 건 맞는데 네가 수정해달라고 안 했잖아. 그래도 네가 기분 상했다니 미안' 이건가"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그럼 전화 13통 한건 조작 아닌가? 전화하라고 시킨 것도 별도 요청 아니고? 결국 할머니한테 오징어볶음 레시피 물어보는 것도 남편한테 전화한 걸로 나갔잖아"라며 "어이가 없다. 연락 준다면서 연락도 없고 정신승리. 돈 많이 버세요"라고 분노했다.
배우 함소원은 지난 2021년 3월 TV조선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에 등장했던 시댁 별장이 에어비앤비의 숙소였다, 중국 신혼집이 단기 대여였다, 시어머니가 통화한 막냇동생의 목소리가 함소원인 것 같다 등의 의혹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해 함소원과 제작진은 그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도 내놓지 않았으나, 논란이 점점 증폭되자 제작진은 "사실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공식 입장이 늦어진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함소원의 조작방송 논란에 대한 입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제작진은 "'아내의 맛'은 다양한 스타 부부를 통해 각양각색의 삶의 모습을 진솔하게 조명함으로써 시청자 여러분께 공감과 웃음을 전달하는 것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제작해 왔다"며 "저희는 모든 출연진과 촬영 전 인터뷰를 했으며, 그 인터뷰에 근거해서 에피소드를 정리한 후 촬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다만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 "함소원 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내의 맛'을 시즌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함소원도 자신의 SNS에 제작진의 입장문을 캡처해 올리며 "모두 다 사실이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제가 잘못했다.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며 "친정과도 같은 '아내의 맛'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고, 그럼에도 오늘과 같은 결과에 이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함소원은 지난 2022년 12월 마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아내의 맛' 조작 논란의 진실을 뒤늦게 털어놨다.
함소원은 "'아내의 맛' 실제로 조작했나?"라는 물음에 "많은 분이 오해하고 계셔서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문제가 된 에어비앤비 신혼집 첫 촬영에 제가 참여하지 않았고, 시댁 별장 촬영 역시 제가 현장에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저는 신혼집 두 번째 촬영 때부터 합류했는데, 첫 촬영의 연결이라고 하셔서 촬영진의 지시대로 최선을 다해 촬영에 임했다"며 "방송은 작가의 구성, 촬영, 편집 등으로 진행되는데, 제가 이런 조건들을 통제하고 조작할 수가 없다. 조작하지 않았는데, 너무 괴로웠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함소원은 지금 와서 해명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아내의 맛'은 종영됐고, 같이 일했던 작가님과 감독님 모두 다른 프로를 맡아 잘 진행하고 계시니 이제는 '아내의 맛' 논란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리고 시부모님들께서 남편을 걱정해서 해명을 원하시기도 하셨다. 가족 모두가 고통스러워했고 항상 시댁과 남편 그리고 기다리셨던 팬 여러분께 이제야 말씀드릴 수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다"라고 고백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 장호기 PD는 지난 3월 준우승자인 경륜 선수 정해민이 "결승전 녹화 당시 제작진의 개입으로 재경기가 치러졌다"고 폭로하며 방송조작 의혹을 제기하자 기자간담회를 열어 녹화 영상 원본을 공개하고 조목조목 반박, 의혹을 말끔히 해소했다.
SBS '골(Goal)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은 지난 2021년 12월 FC구척장신과 FC원더우먼의 경기 편집 조작 의혹에 대해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 제작진의 안일함이 불러온 결과"라고 시인했다.
이어 제작팀 교체 및 징계 사실을 알리며 "자체 조사 결과 시즌 1,2 일부 회차의 골 득실 순서가 실제 방송된 내용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예능이 재미라는 가치에 우선순위를 둔다고 하더라도 골 득실 순서를 바꾸는 것은 그 허용범위를 넘는 것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재정비 후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새해에는 더욱 진정성 있는 스포츠 예능으로 거듭나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2018년 방송된 tvN '윤식당2' 제작진은 한 외국인 남성이 배우 이서진을 향해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는데도 이를 외모칭찬 내용으로 자막을 달아 내보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네티즌들이 제기한 의혹은 당시 한 외국인 남성이 이서진을 보더니 독일어로 "게이 한국 남자"라는 식으로 말했는데, 제작진이 해당 장면을 편집 안한 채 오히려 자막으로는 "잘생긴 한국 남자"라고 내보냈다는 것.
하지만 제작진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논란이 된 유튜브 영상을 돌연 비공개 처리했다.
지난 2019년 12월에는 Mnet '프로듀스101', '프로듀스101 시즌2',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등 '프로듀스' 시리즈의 제작진이 네 시즌 내내 투표 조작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샀다. 이에 Mnet 측은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고,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구속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1년 10월에는 Mnet '아이돌학교' 또한 순위 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자 Mnet 측은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고, 김태은 PD는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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