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띠’ 차우민 “서열 1위 빌런? 실제론 차분한 평화주의자”[인터뷰]
‘밤이 되었습니다’ 빌런 고경준으로 눈도장 콕
차우민은 U+ 모바일tv 오리지널 ‘밤이 되었습니다’(극본 강민지, 연출 임대웅)에서 유일고 서열 1위 빌런 고경준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밤이 되었습니다’는 종료 불가능한 의문의 마피아 게임에 강제로 참여하게 된 유일고 2학년 3반의 하이틴 미스터리 스릴러. 저주받은 수련원에 고립된 아이들이 죽음의 마피아 게임을 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달 4일 공개 첫날 U+ 모바일tv 전체 시청 건수 1위를 기록했고, 넷플릭스 공개 하루 만에 대한민국 넷플릭스 톱(TOP)10 중 3위에 진입할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종영 소감을 묻자 그는 “‘밤이 되었습니다’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해서 감사하고 즐겁다. 작품 공개 전에는 SNS 팔로워가 8.5만이었는데, 33만이 늘었다. 거의 4배가 늘어서 신기했다. 최근에는 디즈니 팝업 행사에 갔는데, 절 알아보고 뛰어와 주는 팬분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차우민은 ‘약한영웅 클래스(Class) 1’을 본 제작진의 선택으로 ‘밤이 되었습니다’에 합류했다. 지난 8월~10월까지 전라도 광주에서 3개월간 촬영하며 마피아 게임에 몰입했다.
그는 “감독님도 세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런 부분에 신경을 썼다. 경준이가 메인 빌런이기도 하고 제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었다. 경준이를 그려나가는데, 왠지 이 친구가 먹지 못하니 더 예민해져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경험하지 못한 예민함이니까 실제로 4일을 굶기도 했다. 3일째까지는 배고프다는 생각이 들더니 4일째는 먹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안 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할 때 신이나 역할에 맞는 그림이나 노래를 찾아보는 편인데 이번에도 역할에 맡는 플레이리스트를 직접 만들어 음악을 들으면서 몰입했다. 촬영 전에 제자리에서 뛰거나 몸을 예열하면서 긴장을 풀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디어를 내면 감독님이 수용을 많이 해줬다. 처음 경준이가 등장할 때 올백으로 나왔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머리가 점점 풀리는 것도 제 아디이어였다. 매점에서 혼자 있을 때 우는 장면이 나온다. 이 친구를 미화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직 애고 그럼에도 인간이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잔혹한 극 중 상황과 달리 현장 분위기는 무척 좋았어요. 실제로는 다범 역의 안지호랑도 친하고요.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같이 만나서 놀았어요. 지호가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 크리처’에 나와서 보고 귀엽다고도 해줬죠. 우람 역의 서동현도, 준희 역의 김우석 형이랑도 친해요. 분위기 메이커는 동현이었어요. 현장에서 자꾸 어르신 말투를 흉내내서 저희가 ‘이장님’이라고 불렀죠(웃음).”
그는 “경준이와 저는 98% 다르다. 저는 그렇게 욕을 쓰지 않고, 격양되는 표현도 잘 안 쓴다. 차분한 편이다. 사람도 때리지 않는 평화주의자다. 또 인터넷 게임도 못하고 그냥 게임도 못한다. 운동을 했어서 닭다리 싸움은 자신있다. 실제 학교 다닐 때도 운동만 했다. 좋아하는 과목만 열심히 하는, 편식하는 스타일이었다. 제가 좋아하는 과목은 한국사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혼자 시 쓰는 것도 좋아한다. 어떤 시인이 말한 건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누가 언제부터 시인이 됐냐고 묻자, 당신은 언제 시인이길 그만뒀냐고 답했다더라. 인상 깊었다. 가끔 SNS에 제가 쓴 글귀를 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연기자의 꿈을 꿈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수영을 배웠고 중학교 때까지 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유도 한번 해보겠냐고 해서 생활체육인처럼 운동을 했다. 주변에서도 제가 당연히 체대를 갈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운동에 심하게 몰두했다. 운동을 정말 사랑하지만,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고민이 될 때 아버지가 남들 다가는 PC 방에 가서 게임도 해보라고 용돈을 줬다. 막상 가서 게임을 하는데 재미가 없더라. 문득 연극영화과를 검색했고, 그때 이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저는 엄청 어릴 때부터 혼자있는 걸 좋아했어요. 애니메이션 보고 영화 보고 음악 듣는 걸 좋아했죠. 기억을 돌이켜보면 제가 중학교 때 희망 직업에 ‘영화 포스터 제작자’라고 썼더라고요. 그렇게 제 마음 한 쪽에 이쪽 길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가 고등학교 3학년 올라가기 전이었는데, 모든 학원 리스트를 뽑아 장단점을 정리해서 알아봤죠. 처음에는 아버지가 반대해서 성악을 배운 엄마를 설득했어요. 지금은 아버지도 응원을 많이 해줘요. 저는 반응을 잘 안 찾아보는데 아버지가 SNS 계정을 만들어서 팬들 반응을 알려주세요.(웃음)”
그는 “원래 이름은 김민우다. 예명을 지을 때 엄마가 뒤집어서 우민이라고 하면 어떻냐고 하더라. 엄마 성이 최씨라 최우민을 할까 했는데, 입에 안 붙었다. 그러다가 엄마 성의 ‘ㅊ’을 넣어서 차우민을 하게 됐다. 예명에 맞게 엄마가 한자도 직접 골라줬다. 뛰어날 우, 영리할 민이다. 누구보다 예명에 진심이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자신만의 매력 포인트를 알려달라고 하자 잠시 고민했다. 옆에 있던 관계자가 “거칠게 생겼지만, 속은 말랑하다. 그런 양면성이 매력”이라고 도와주자, 쑥스러워하며 “입꼬리”를 매력으로 꼽았다.
유도할 때 배운 ‘유능제강’(부드러움이 강한 것을 이긴다), ‘정력선용’(올바른 곳에 힘을 사용한다)이 좌우명이라는 그는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로맨스가 가미된 수영 선수나 유도 선수 역할을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며 “제가 운동을 오래했어서 몸이 너무 컸다. 근육이 커서 조금 줄여야 한다는 미션을 받았다. 그래서 1년 정도 운동을 못했다. 운동 금지가 얼마 전에 풀렸다. 어떤 운동을 해볼까 싶은데, 집 근처에 클라이밍 배우는 곳이 있어서 고민 중”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처음 시작할 때는 촬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행복한지, 즐거운지 물어봤던 것 같다. 그런데 제가 촬영장 가는 새벽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현장 가는 것 자체가 너무 설렌다는 거다.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싶으면서 내가 이 일을 진짜 사랑하고 있구나 싶었다.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잘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묵묵하게 잘 왔다는 생각도 든다. 앞으로도 연기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며 연기하는 즐거움을 품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싶다고 소망했다.
“청룡해라고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주변에서 응원 많이 해주세요. 그 마음으로도 굉장히 감사함을 느끼고 있어요. 특별한 뭔가보다는 소소히 흘러가는 일상의 소중함을 더 아끼는 편이라서 그저 건강하게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 작품 한 작품 열심히 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만나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많으시고, 앞으로 나올 제 작품도 기대해주시고 재미있게 봐주세요.”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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