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지선 돌풍 재현할까…한동훈카드 빼든 국힘 '중수청' 잡는다

한상희 기자 2024. 1.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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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대선 지선 후 등돌린 중도 수도권 표 확보가 관건
정권심판론서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물갈이 폭도 변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장 임명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의 22대 총선 승부수는 '한동훈 카드'다.

당은 정치 경험이 전무한 검사 출신 법무부 장관을 파격적으로 비대위원장에 추대했다. 한 위원장은 요직으로 꼽히는 사무총장에 초선의 장동혁 의원을 임명하는 파격 인선으로 시작부터 눈길을 끌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찍었지만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같은 해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했으나 현재는 국민의힘에 등을 돌린 '중수청(중도층·수도권·2030 청년)'의 지지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정권을 교체하고,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기세를 몰아 정권 심판론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전국 지역구 253곳 중 138곳에서 이겼다. 대선 이후 3개월 만에 치른 지방선거에서는 17개 시·도지사 선거 중 12곳에서 승리하며 민주당을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효과에 전통 지지층 결집뿐 아니라 총선 승부처인 '중수청'의 표심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 위원장 공식 지명(21일)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41.6%, 국민의힘은 39%를 기록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조사 결과에서도 21일 이후 취약 지지층인 40대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부 인사는 "지도부의 인적 구성이 확 젊어져 86운동권이 주류를 이루는 민주당과 비교해 미래를 상징하는 측면에서 중도층에 어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는 인선도 중도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을 앞세워 총선 프레임을 여당에 불리한 정권 심판론에서 반이재명, 과거 대 미래로 바꾸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신인·1973년생 X세대·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한 위원장과 86세대(1980년대 학번,1960년대생)가 주류인 민주당, 사법리스크가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대비시키는 전략을 편다는 방침이다.

비대위 구성 역시 20·30·40대가 6명으로 다수를 차지한다. 한 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 10명(자진사퇴한 민경우 전 비대위원 제외)의 평균 나이는 45.6살로 확 낮아졌다.

국민의힘은 새해부터는 정책위를 중심으로 중도층과 청년을 겨냥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취임 연설에서 인구재앙, 기후변화, 청년 삶과 관련된 정책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세대론이 부각되면 2030의 표심을 붙잡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 한 위원장은 X세대로 2030과 상대적으로 가깝고, 공정과 능력주의를 강조하고 언변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2030이 중시하는 가치와 맞아떨어진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 5년차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고강도 쇄신을 통해 승리한 것을 거론하면서 "회고형 투표에서 전망형 투표로 바꿔야 한다"며 "한 위원장 같은 미래권력을 내세우고 대통령이 뒤로 물러나서 유권자들이 미래가치에 대한 투표를 하도록 구도를 만들면 여당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공천 물갈이 폭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최대 50% 이상의 현역 의원이 교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대대적인 인적 쇄신으로 혁신 이미지를 선점해, 민주당과 각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당 관계자는 "물갈이를 크게 해 '이재명 대표가 못하는 걸 우리는 한다'는 식으로 이슈를 만들어 정권심판론을 바꾸려 할 것 같다"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과거 총선을 보면 물갈이 폭이 대략 50%를 넘었다"면서 "사실 남은 건 공천 물갈이밖에 없다. 총선을 3개월 앞둔 상황에서 양당이 물갈이를 통한 혁신 쇄신 경쟁에 승부수를 둘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른바 '쌍특검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는 등 대통령 국정 운영에 반대하는 비토층을 녹이는 전략을 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현실적으로 선거까지 남은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정책이나 인물을 통해 중도층이 움직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특별법에 대한 태도와 한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여사 문제에 대해 할 말은 할 것인지에 따라 여당에 마지막 기회가 있을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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