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사업하며 1억뷰 틱톡커, 배우로…68세 모델의 '무한도전'

이승주 기자, 김지성 기자 2024. 1. 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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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에 태어난 신생아는 무려 100만 명.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의학에서 노인의 기준으로 삼는 '만 65세'에 지난해 대거 합류했다.

의료계에서도 시니어 세대의 길어진 평균수명과 이들의 건강관리 수요를 반영해 치료법마저 바꾸고 있다.

이씨는 "막연하게 모델의 꿈만 가지고 있다가 도전해보지 않으면 죽어서도 한이 될 것 같다고 가족을 설득해 기회를 잡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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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팔(OPAL·Older People with Active Lives)세대가 온다] 그들은 누구인가 1-⑧
[편집자주] 1958년에 태어난 신생아는 무려 100만 명.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의학에서 노인의 기준으로 삼는 '만 65세'에 지난해 대거 합류했다. 숨 쉬는 모든 순간 건강과 행복을 보장받고 싶어 하는 58년생 개띠들은 사회에서 은퇴 없이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첫 세대로 꼽힌다. 나보다 가족의 건강을 우선시한 이전 세대와는 사뭇 다르다. 살아있는 동안 '건강한 장수'를 꿈꾸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은 '웰니스(Wellness)'다. 의료계에서도 시니어 세대의 길어진 평균수명과 이들의 건강관리 수요를 반영해 치료법마저 바꾸고 있다.

지난해 12월6일 낮 12시20분쯤 서울 구로구의 봉제 완구 사무실에서 시니어 모델 이정우씨(68)가 곰인형을 안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씨는 20년 역사의 봉제 완구 사업자이자 신예 모델, 배우, 인플루언서다./사진= 이승주 기자
지난달 6일 서울 구로구 개봉역 1번 출구 앞. 한 자릿수로 떨어진 기온에 대부분 시민이 짙은 색 계열의 패딩 점퍼를 입었지만 시니어 모델 이정우씨(68)는 옷차림부터 눈에 띄었다. 이씨는 이른바 '얼죽코'(얼어죽어도 코트를 고집하는 사람)였다. 그는 흰색 후드와 짙은 베이지색 코르덴 바지, 아이보리색 코트를 입고 고동색 구두를 신은 채 나타났다. 목에는 도톰한 겨자색 목도리를 둘러 포인트를 줬다.

이씨는 요즘 청년세대에서 많이 볼 수 있다는 'N잡러'(여러 개의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 사람)다. 그는 2000년에 시작한 봉제 완구 사업을 운영하는 동시에 패션모델, 배우 등으로 일한다. 2020년 1월부터는 시니어 모델 그룹 '아저씨즈'로 활동하면서 짧은 영상 콘텐츠 플랫폼 '틱톡'에서 누적 조회수 1억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개봉역에서 차로 10분쯤 달려 도착한 이씨의 봉제 완구 사무실에는 대형 선반 3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 위에는 피카츄, 펭귄 캐릭터 등 30㎝ 정도 되는 봉제 인형들이 쌓여 있었다. 선반 뒤쪽으로는 납품 예정인 종이 박스들이 차곡차곡 정리돼 있었다.

이씨는 "한창 봉제 완구 사업이 컸을 땐 중국에서 공장도 운영했고 직원도 150명에 달했다"며 "인형 디자인 개발부터 제조, 유통, 수출까지 전부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코로나19(COVID-19) 때 남대문 쪽에 낸 가게 3곳이 어려워지면서 문을 닫고 요즘엔 사업 규모를 조금 줄였다"고 했다.

이정우씨(68)는 3년 전부터 일주일에 한번씩 연기 수업을 듣고 있다. 배우로 변신한 이씨는 각종 드라마와 유투브 콘텐츠에 출연 중이다. 오른쪽은 시니어 배우가 주인공인 유투브 채널 '오늘의시니어' 배우들. /사진= 본인 제공


아이러니하게도 이씨의 새로운 삶은 이쯤 시작됐다. 그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19년 한 패션모델 선발대회에 참가하면서 본격적으로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이씨는 "막연하게 모델의 꿈만 가지고 있다가 도전해보지 않으면 죽어서도 한이 될 것 같다고 가족을 설득해 기회를 잡았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요즘 시대 노인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고령층에도 다양한 사람이 섞여 있으니 '노인'이라는 한 집단으로 묶어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 계발하고 싶다면 성장할 수 있는 길을 계속해 스스로 강구해 나가는 게 '액티브 시니어'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70세를 앞둔 지금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그는 2021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연기 수업에 참여해 최근 각종 드라마와 유튜브 콘텐츠에서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패션모델에서 배우까지 계속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묻자 이씨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게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승주 기자 green@mt.co.kr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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