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설문] 올해 금리인하 기대감… 미 장기채 투자 유망
[편집자주]'동양의 신화' 청룡은 소원을 들어주는 보석, 여의주를 물고 승천한다. 갑진년은 푸른 용의 기상처럼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재테크 전략을 세워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고 금융투자업계는 내년도 코스피 밴드를 상향 조정하며 증시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주식과 우량 채권 투자 매력도 커진다. 변수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 등 정치 불확실성과 경기 경착륙 가능성 등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계획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머니S는 새해를 맞아 은행 프리이빗뱅커(PB) 70명,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PB 72명, 부동산·신탁사·건설사 자산관리 전문가 21명 등 총 163명에게 갑진년 재테크 전략을 물어봤다.
① 금리인상 끝, 재테크 계획 리셋
② 막 내린 긴축… 예적금보다 주식·대출은 변동금리로
③ 올해 금리인하 기대감?… 미 장기채 투자 유망
④ 부동산·금융 업계 "수도권 집값 보합, 지방 하락"
2024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답게 낙관적 기대도 피어오르지만 재테크 시장은 여전히 숱한 국내외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려도 여전하다. 한국의 총선과 미국 대선이 예정돼 있어 그만큼 정치적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도 증폭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머니S는 새해를 맞아 '갑진년, 청룡 기운 담은 새해 재테크'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12월18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증권사 리서치센터, WM(자산관리)사업부 등 총 70명에게 올해 주목할 만한 채권·주식시장 내 최우선 투자처에 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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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올해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 정점론이 확산하고 있다. Fed는 당시 FOMC 정례회의에서 올해 금리 중간값을 연 4.6%로 예상했다. 이는 현 수준에 비해 0.75%포인트 낮다. Fed가 통상 금리를 0.25%포인트씩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 올해 금리가 세 차례 인하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금리 정점에 대비하는 상품으로는 만기가 긴 장기 채권이 있다. 채권은 시중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이 올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만기 보유하면 약정된 이자를 챙길 수 있다. 글로벌 채권 시장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연 3.89%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만 해도 연 4.93% 선이었는데 3월 미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두 달 만에 1%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채권 중에서도 만기 3년 이상 장기 채권을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기가 길수록 앞으로 발생할 금리 변동 등 리스크를 오래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손익 폭도 크다. 따라서 금리 하방 압력이 높아졌을 땐 만기가 많이 남은 장기채를 매수하면 본격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대신증권 부산센터 지점은 "장기채권은 금리인하 대비 듀레이션이 긴 만큼 높은 변동성에 따라 금리 하락 시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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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높은 물가와 싸우기 위해 기준 금리를 올려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부양책 등이 초래한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돼, 연준이 강한 긴축(금리 인상)에 돌입한 지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통화정책의 축을 완화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설문에 응답한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가 이르면 내년 봄, 늦어도 여름쯤엔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채권 투자 시 미국 긴축완화 이슈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KB증권은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시장금리가 본격적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그동안 고금리 부작용으로 기업 부실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회사채보다는 안전성이 높은 장기 국고채 위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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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도 반도체 업황은 좋을 수밖에 없다"며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내년도 가격은 의미 있게 40~50%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수요 둔화로 반도체 업황은 2022년 말부터 역대급 불황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후 재고 과잉 여파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자 업계 1위인 삼성전자까지 차례로 감산에 나서며 공급을 조절하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되는 고성능 메모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유안타증권 wrap운용팀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대감과 국내수출 반등을 감안하면 올해 반도체 사이클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정부의 중국산 반도체 규제도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상무부는 올해 1월 미국 자동차, 항공 우주 등 100개 이상의 미국기업에 대해 중국산 범용 반도체 사용 의존도를 조사할 예정이다.
금리 이슈가 해소된 덕분 그동안 수급이 좋지 못했던 바이오 섹터의 약진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KB증권은 "바이오 업종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출 부진이 지속됐으나 최근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 영역에서 반등하고 있고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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