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설문] 막 내린 긴축… 예적금보다 주식·대출은 변동금리로

박슬기 기자 2024. 1. 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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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갑진년, '청룡' 기운 담은 새해 재테크②은행] 만기는 12개월 추천, 내년 주담대 최저금리 3.0~3.5% 전망

[편집자주]동양의 신화' 청룡은 소원을 들어주는 보석, 여의주를 물고 승천한다. 갑진년은 푸른 용의 기상처럼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재테크 전략을 세워보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피벗(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을 내비쳤고 금융투자업계는 내년도 코스피 밴드를 상향 조정하며 증시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주식과 우량 채권 투자 매력도 커진다. 변수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 등 정치 불확실성과 경기 경착륙 가능성 등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계획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머니S는 새해를 맞아 은행 프리이빗뱅커(PB) 70명, 증권사 애널리스트 및 PB 72명, 부동산·신탁사·건설사 자산관리 전문가 21명 등 총 163명에게 갑진년 재테크 전략을 물어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금리인상 끝... 갑진년 '주식·채권' 바벨 들어라
②막 내린 긴축… 예적금보다 주식·대출은 변동금리로
③올해 금리인하 기대감?… 미 장기채 투자 유망
④부동산·금융 업계 "수도권 집값 보합, 지방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2024년) 0.75%포인트 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도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테크족의 고민도 깊어졌다.

금리 인하 이외에도 저성장 기조 장기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섣불리 베팅하기보단 방망이를 짧게 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볼지 금리 인하 추세가 상당히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방망이를 길게 잡는 전략을 짜야 할지 투자자들의 재테크 셈법이 복잡해졌다.

머니S는 새해를 맞아 '갑진년, '청룡' 기운 담은 새해 재테크'라는 주제로 은행 프라이빗뱅커(PB)와 WM(자산관리)사업부, 투자전략상품부 직원 등 총 70명에게 ▲추천하는 재테크 금융상품▲추천하는 예적금 운용 만기 ▲안정형·공격형 투자자에게 추천할 금융상품 등을 물어봤다.

또 대출 운용 전략도 제언을 구했다. 설문은 2023년 12월18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진행했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IBK기업·SC제일·수협은행 등 7개 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 70명이 참여했다.
그래픽=머니S


예적금보단 주식·펀드 투자


금리 인하기엔 증시가 활황을 보이는 만큼 재테크 추천 금융상품(복수 응답)으로 ▲고금리 특판 예적금(20.9%)보다 ▲주식, 펀드 등 고위험 상품(44.6%)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다.

증권가는 금리 인하 효과 등이 기대된다는 이유로 내년 코스피 밴드(등락 범위)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연간 코스피 밴드를 기존 2200∼2650에서 2300∼2750으로, NH투자증권은 올 1월 코스피 밴드 하단을 기존 2400에서 2450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개인형 퇴직연금(IRP), 연금저축 등 세액공제(20.3%) 상품 추천도 세번째로 많았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9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데 연간 총급여 5500만원(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 16.5%, 5500만원 초과면 13.2%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연말정산에서 최대 각각 148만5000원, 118만8000원을 받을 수 있단 얘기다. 이어 ▲부동산 투자(6.1%) ▲파킹통장(4.1%) ▲주택청약종합저축(2%) ▲회전식 정기예금(1.4%)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이어질 불확실성에 대비해 안정적 투자를 하길 원한다면 은행 예적금 만기를 12개월(38.6%)과 36개월(31.4%)로 설정하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6개월, 24개월(10%) ▲3개월(8.6%) 등의 순이었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안정형'인 투자자에게 추천할 금융상품(복수응답)으로 미국 등 선진국 우량채권(23.3%)을 꼽았다. ▲예적금(27%) ▲국내 우량채권(19.6%) ▲달러 예금(9.5%) ▲엔화 예금(5.8%) ▲금 투자(5.8%) ▲상장지수펀드(4.8%) ▲환매조건부채권(RP)(3.7%) 순으로 집계됐다.

최재현 NH농협은행 WM사업부 전문위원은 "현재 시장금리가 급격히 안정화되고 있어 상반기에는 예적금 금리를 36개월로 하는 것을 추천하다"며 "엔화는 소폭 올랐지만 차익 비과세와 여전히 저평가된 점이 매력적이고 채권은 자본차익매력이 감소했으나 단기채 RP는 예금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격형 투자자에게 적합한 투자상품(복수 응답)은 해외주식, 초고위험 국내주식 등 국내외 주식형 펀드(50.5%) 과반 이상의 응답을 차지했다.

이어 ▲원금 비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DLS(파생결합증권)(32.4%) ▲레버리지·인버스 펀드(5.7%) ▲ELW(주식워런트증권)·ETN(상장지수증권)(4.8%) ▲국내외 선물·옵션(1.9%) 순으로 나타났다.

정현석 신한은행 PWM패밀리오피스강남센터 부지점장 겸 PB팀장은 "미국의 금리인하 예상이 선반영 됨에 따라 막연한 금리인하 기대감보다 미국 대선, 한국 총선에 따른 시기적 요인에 집중해 미국과 한국의 가치주에 투자하길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위하진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 부센터장은 "내년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채권가격이 선반영 됐고 미 증시도 사상 최고치라 가격부담이 있다"며 "선거와 맞물린 공약사항에 따른 섹터별 변동성도 있을 것으로 보여 주식형펀드의 경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타지역보다 유리한 국내 중소형펀드, 금리 인하와 경기 불안일 때 적격인 금 투자와 지수형ELS, 세금을 고려한다면 저쿠폰채권 등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정 vs 변동 대출자의 선택은


금리 인하기엔 대출자들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진다. 통상 금리 인하기엔 변동금리 상품이 유리하지만 최근 은행들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에 1%포인트가량 더 높은 금리를 책정하고 있어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2월26일 기준 3.37~5.74%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4.38~6.89%)보다 금리 하단이 1.01%포인트, 금리 상단이 1.15%포인트 낮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긴 안목에선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래픽=머니S
추천하는 주담대 금리 유형을 묻는 질문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6개월 변동형(75.7%)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신잔액 기준 코픽스 6개월 변동형(15.7%) ▲혼합형(7.1%) 순으로 집계됐다.

안소영 하나은행 구로역VIP클럽 PB팀장은 "새로운 대출을 취급할 시에는 변동주기가 짧은 금리를 선호하지만 이미 낮은 고정금리로 대출을 유지 중이라면 대출을 갈아타기보다 당분간 유지하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과 은행채 등 수신상품의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내년 주담대 최저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냐는 질문엔 ▲3.0~3.5% 미만(38.6%) ▲3.5~4.0% 미만(34.3%) 등의 순이었다.

배은주 하나은행 양재역지점 PB팀장은 "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다고 시장의 기대감은 크나 변동성이 큰 상황이 오랜 기간 유지됐던 만큼 쉽게 그 방향성이 급변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가계대출 이자부담을 고정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금리 변동주기를 비교적 길게 또는 고정으로 가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내년 가계부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느냐는 물음엔 '그렇지 않다'(91.4%)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엄지연 IBK기업은행 한남동WM센터 부센터장은 "경제가 불안정해지고 저성장 기조로 돌아서면서 금리 인하로 인해 가계대출은 증가할 것"이라며 "이자절감을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전략보다는 여윳돈으로 원금 상환을 먼저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제언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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