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는 글로컬대학으로, KT는 내일의 열쇠 되도록 돕겠다"
교육부 글로컬대학 선정..5년간 1천억 지원 받아
융합연구원 설립, 복수전공 필수화 등 혁신
2032년까지 AI교수가 20% 담당
KT 사외이사 합류..글로벌 혁신기업으로 가야
최양희(69) 한림대학교 총장은 새해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일반인공지능(AGI)이 도래하기 전에 교육 혁신을 하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그가 관심을 두는 게 바로 ‘글로컬대학’이다. 한림대는 2023년 교육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최종 선정돼 앞으로 5년 동안 100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2026년까지 비수도권의 지방대 30곳을 ‘글로컬(Glocal) 대학’으로 지정해 지원하는 정책 사업이다.
한림대, 융합연구원 설립·복수전공 필수화
최 총장은 “대학이 변화할 수 있는 타이밍은 불과 2~3년 밖에 없다”며 “한림대는 전세계의 플랫폼 대학이 되겠다는 제안서를 내 글로컬 대학에 선정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저희 계획은 5년에 그치는 재정투입 계획이 아니라 모든 기득권을 없애는 대학 구조의 해체와 재조립의 길”이라면서 “사일로(silo)돼 있는 학과 간 칸막이를 없애고 백지상태에서 새로 구조를 짰다. 그리고 학문 분야의 다양성을 고려해 3개의 융합연구원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최 총장이 말한 3개 융합연구원은 △도헌학술원 △의료바이오 융합연구원 △AI융합연구원을 말한다. 도헌학술원은 인문·사회·경영·미디어 분야를 맡는데 각 연구원이 10~20개의 전공을 관장하면서, 우수 교원에게는 정년 연장을, 학생들에게는 복수전공 필수화, 전과 자유화 등을 보장한다.
한림대는 1982년 설립된 젋은 종합사립대로 1만 명 이하 중규모 대학이다. 한림대를 지탱하는 재단인 일송학원은 5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우리는 미래에 대비한 글로벌 혁신대학의 모델을 만들고 20년에 걸친 구조혁신 전략, AI기반 전면적인 교육 혁신 계획을 시작했다”면서 “여기에는 강원특별자치도의 경제를 활성화할 세부 전략인 지역 기업 지원, 외부로부터의 유망기업 유치, 8년 전 설립된 네이버가 지원하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하는 도전적 창업 활성화 계획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2032년까지 AI교수가 20% 담당
AI분야에서는 보다 과감한 방식을 준비 중인데 과목의 개설, 교안 구성, 수업 진행과 학생 평가 등을 AI가 담당하는 ‘AI교수’ 도입이 그것이다. 최 총장은 “이 방식은 이미 하버드에서 2023년 가을 학기에 채택했으며, 향후 글로벌 고등교육의 주류로 자리 잡을 전망”이라며 “2032년까지 전체 교과목의 20%를 AI 교수가 담당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한림대의 AI 기반 교육 혁신은 외국 솔루션을 그대로 도입하던 단계에서 자체 솔루션과 콘텐츠를 확보해 시범 도입하는 단계로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체 솔루션을 시범 도입하는 단계를 지나면 2단계로 교육 기획과 설계, 평가 등을 전 과목으로 확대하고, 3단계에서는 국내외 학교와 기관에 노하우와 솔루션을 보급할 계획도 있다”고 했다.
내일의 열쇠가 되는 KT
최양희 총장은 지난 8월부터 김영섭 KT 대표이사(CEO)와 함께 KT(030200)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2022년 하반기부터 지배구조 리스크로 부침을 겪은 KT의 사외이사로서 K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개인적인 판단으로 사외이사에 합류했으며 글로벌 혁신 기업 집단으로 획기적인 변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총장은 “KT가 새로운 기업이 되는데 가장 걸림돌이 바로 공룡이라는 이미지”라면서 “하지만 상장돼 있고, 주주들에게 분기마다 배당하는 회사”라고 했다. 이어 “KT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는 글로벌 혁신 기업 집단이 돼야 한다”며 “그러면 정치권 등 외부의 압력으로부터 인사나 비즈니스에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월 KT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주당 1960원의 배당금을 보장하고 분기 배당도 도입키로 했다.
기술 혁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총장은 “기술 기업이기 때문에 혁신을 안하고 가만히 현재를 유지하면 그건 쇠퇴하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혁신 기업이 되는 게 하루 아침에 가능하진 않겠지만 남에게 휘둘리지 말고 소신껏 일하고 업적으로 평가하는 문화가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를 위해 이사회에서 회사 이름 KT를 딴 새로운 슬로건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는 “비전을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 좀 더 공격적으로 진취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어 슬로건이 하나 필요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며 “이를테면 Key to Tomorrow(내일의 열쇠)같은 것”이라고 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KT가 도와서 당신의 미래를 열어드리겠다’는 의미다.
그는 “KT에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라는 전략이 있지만 기술용어로 두고 이제 사람들에게 KT가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는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통해 근본적인 혁신을 하고 고객 지향적이라는 걸 보여줘야 된다”고 설명했다.
최양희 한림대 총장은
△서울대 전기 및 전자공학과 학사(1975)△한국과학원 전기 및 전자공학과 석사(1977)△프랑스 국립정보통신대학교(ENST) 전산과 공학박사(1984)△미국 IBM Watson 연구소 방문과학자(1988 ~ 1989)△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1991 ~ 2020)△개방형컴퓨터통신연구회 회장(2000)△미래인터넷포럼 의장(2006 ~ 2012)△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대원장(2009.3 ~ 2011.2)△지식경제부 전략기획단 위원(2010 ~ 2013)△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이사장(2013 ~ 2014)△미래창조과학부 장관(2014.7 ~ 2017.7)△서울대 AI위원회 위원장(2019 ~2021)◇제11대 한림대 총장(2021.9~)
김현아 (cha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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